신동빈 회장 급여 반납... 롯데그룹 경영진 위기의식 ‘심각’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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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급여 반납... 롯데그룹 경영진 위기의식 ‘심각’ 단계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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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임원·사외이사 급여 20% 자진 반납... ‘코로나19’ 위기대응체제 구축
오프라인 유통 경기는 회복세... 4월 말 본격 출범하는 ‘롯데온(ON)’ 승부수
4~6월 급여 50%를 반납하기로 한 롯데 신동빈 회장.
4~6월 급여 50%를 반납하기로 한 롯데 신동빈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자신의 급여를 절반 삭감했다.

지난 20일 롯데지주 측은 신동빈 회장이 4~6월 3개월의 급여 50%를 자진 삭감했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반납하게 되는 금액은 약 2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룹 회장이 급여 절반을 반납하기로 하자, 지주는 물론 계열사 임원 및 사외이사들도 자발적으로 급여 반납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계열사 임원 및 사외이사들도 향후 3개월 간 급여를 20%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의 위기의식은 이미 ‘심각’ 단계에 이르렀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통 BU와 호텔·서비스 BU 뿐 아니라, 화학 BU 역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식품 BU도 B2B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도 롯데그룹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 한 중간 관리자 급 직원은 “롯데그룹 입사 20년 동안 이 정도의 위기는 겪어본 적이 없다”면서 “경영진부터 말단 사원까지 미증유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직원들은 임원들의 자발적 급여 반납에 이어 직원들의 급여 조정이나 더 나아가 인력 구조조정도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향후 3년 내 200개의 점포를 줄이기로 한 롯데쇼핑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다.

롯데쇼핑 사업부 중 코로나19 이전부터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는 우선 70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기로 하고 채용했던 실버사원(55세 이상의 신규 계약직 채용자)들을 대상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5년부터 사회공헌 차원에서 고령자 채용에 앞장서 실버사원을 채용했다. 채용시 70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고, 매년 관행적으로 계약을 갱신해왔다. 회사의 사정으로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계약서에 있지만, 실제로 이 단서조항에 따라 일괄적으로 고용이 종료되는 것은 실버사원 제도 도입 이후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다보니 롯데쇼핑 현장직 직원들은 ‘실버사원 다음은 누구냐?’는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실적이 부진해 폐점됐거나 폐점 예정인 점포의 직원들은 좌불안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롯데쇼핑 사측이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연적으로 감소되는 직원 수가 계획보다 적을 시 강제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롯데마트에 통큰치킨 구매를 위해 줄을 선 고객들 모습.
지난 주말 롯데마트에 통큰치킨 구매를 위해 줄을 선 고객들 모습.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을 찾는 고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정기세일을 마감한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 3월 30% 이상의 감소된 것에 비교하면 그래도 회복세라는 평가다. 또 주말인 18~19일에는 예년과 다를 바 없이 많은 고객이 각 점포를 찾았다는 후문도 나온다.

롯데마트 역시 주말 고객이 전월이나 전주에 비해 확연히 늘었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힘내라’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한우 35% 할인 상품이나, 5000원 ‘통큰치킨’에는 줄을 서는 고객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4월 말 공식 출범 예정인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
4월 말 공식 출범 예정인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

 

여기에 4월 말 공식 출범하는 롯데온(ON)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롯데그룹 7개 온라인쇼핑몰을 하나로 묶는 ‘롯데온’은 출범과 동시에 대대적 마케팅으로 초반 기세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기존 온라인 쇼핑과는 차별화하겠다는 ‘롯데온’이 초기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2분기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되는 롯데그룹에 큰 희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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