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회장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 제시
대한항공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발상의 전환’ 카드를 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노선 운휴와 감편으로 여객기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경제적 손실도 이어지는 상황.
대한항공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운휴 중인 노선을 대상으로 여객기에 화물만 실어 운항할 계획이다. 비용 절감 뿐 아니라 국내 수출입 기업을 지원하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한항공은 세계 각국의 한국 출발 승객들의 입국 제한으로 지난 13일 기준, 현재 총 124개 노선 중 89개가 운휴 상태다. 또한 수요 감소로 인한 잇따른 감편으로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평소 대비 86% 줄었다. 여객기가 발이 묶임에 따라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도 크게 감소한 상태다.
조 회장은 이에 수출입 기업들의 원활한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여객기 활용으로 공항 주기로 감면 등 비용 절감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위해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조 회장이 여객·화물, 경영전략·기획 등 핵심 부서에서 17년 동안 근무한 경험이 빛난 아이디어라는 평가가 회사 내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우선 지난 3일부터 운휴인 베트남 호찌민에 13일부터 20여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한다.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지난 2월25일 부터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칭다오에는 3월 21일부터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지속 넓혀갈 예정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여객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미국발 금융 위기,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한국발 수요가 대폭 감소하는 위기에서 인천을 거쳐 제 3국으로 여행하는 환승 수요 대폭 유치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09년 전 세계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들이 적자일때 1334억원 영업 흑자를 견인했다.
대한항공은 한국발 여객노선 운휴 뿐 아니라 미국의 유럽발 항공편 입항 금지 조치 등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고 있는 항공시장에 맞는 새로운 수요를 적극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 길이 막힌 만큼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면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