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재벌家의 '승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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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재벌家의 '승마사랑'
  • 허재영 기자
  • 승인 2016.11.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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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필수 스포츠...진입장벽 높아 대학입시에 악용되기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재벌가와 승마의 관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한화그룹, 삼성그룹 등 내노라하는 재벌들과 최순실 패밀리들이 모두 승마를 중심으로 난마처럼 엮여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에 승마 특기자로 특혜입학 했다는 의혹에 이어 삼성이 독일에 있던 정씨에게 280억유로(한화 약 35억원)를 승마 용도로 지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대다수의 재벌이 승마 즐기며 최고급 인맥 쌓아

사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승마는 귀족스포츠라 불리며 재벌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은 박근혜 정부 들서자마자 승마협회 회장 자리를 주고받았다. 현재 대한승마협회 회장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다.

김승연 회장의 셋째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과 최순실의 딸인 최유라씨와는 친분이 두텁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래서인지 한국 재벌가에서 승마는 배워둬야 할 스포츠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스포츠인데다 승마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재벌가 자제들을 비롯한 최고급 인맥을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故김종희 한화 창업주를 시작으로 대다수 재벌들이 승마를 즐겼다.

한화 김승연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직접 승마단을 운영하기도 했고 꾸준히 승마대회를 후원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씨는 1995년 승마를 시작해 2001년 선수 입문 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3개나 땄다. 이 중 하나는 정씨와 함께 출전한 것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대 재학 중 아시아선수권 승마국가대표로 2위를 차지할 만큼 두각을 나타냈지만 낙마사고로 허리를 다쳐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도 대학생 시절 전국체전 2위를 한 적이 있다. “현대가에서는 이름에 ‘몽’자가 들어가는 남자는 모두 말을 탈 줄 안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이 외에도 SK 최태원 회장의 아내 노소영씨를 비롯해 많은 재벌들이 승마를 즐긴다.

◇대학 부정입시에 악용되는 경우도 잦아

이처럼 대표적인 귀족스포츠인 승마는 재벌가나 부유층의 대학진학 용도로 악용되기도 한다.

승마는 대회 출전과 훈련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들어 국내 선수층이 매우 얇다.

말 한 마리 가격이 수억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유지비만 해도 일반 직장인 한 달 월급을 육박하거나 넘어선다.

게다가 승마선수라 하더라도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회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승마 관계자의 증언이다.

실제 정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8년에 5개의 승마대회 중 4개 대회에 혼자만 출전해 4개의 금메달을 딴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승마 특기자로 대학 진학 시 경쟁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미달인 경우가 과반 이상이었다.

승마를 통해 체육특기생으로 쉽게 명문대에 입학한 뒤 전공을 바꾸거나 유학을 떠나 최종학력을 바꾸는 등 이른바 ‘학벌세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씨의 경우에도 2011년까지 선화예중에서 성악을 전공했지만, 2012년 고교 입학을 앞두고 승마협회가 주최한 승마대회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체육특기자로 변경해 이대에 승마 특기자로 입학했다.

한편 승마협회가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승마협회와 승마협회 회장을 맡았던 삼성과 한화에 대해서까지 세간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허재영 기자  huropa@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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