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의식한 문 대통령 재계 간담회(?), '이재현·손경식' CJ그룹 2명 참석...이재용 포함 범삼성가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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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의식한 문 대통령 재계 간담회(?), '이재현·손경식' CJ그룹 2명 참석...이재용 포함 범삼성가 3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2.13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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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만남⋯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한류 세계에 보여준 쾌거"
- 이재현 CJ 회장 외삼촌 손경식 경총 회장 겸 CJ 회장도 참석...오너 일가 2명 참석 처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과 사촌 사이...범삼성가 3명 참석
- 세제 감면 등 약속하며 기업에 투자 주문…박용만 "정책감사 폐지 수준까지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재계 간담회에 이재현 CJ 회장이 처음 참석해 관심이 모아진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재계 간담회에 이 회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가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달성할 것을 염두에 두고 초청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6개 재벌 그룹 총수 및 경영진을 만나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대기업과 호흡을 맞추겠다는 '대기업 프렌들리'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경제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친기업 행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이재현 CJ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대응'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과 5대 그룹 총수 및 최고경영진과 함께 이재현 CJ 회장이 초청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해외 출장 중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신해 윤여철 부회장이, 롯데그룹에선 신동빈 회장 대신 황각규 부회장이 각각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도 참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에도 초청에서 제외됐다.

CJ는 공정거래위원회 재계 순위 발표에서 10위권 밖에 있는 기업집단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참석한 기업 대표들을 '6대 그룹 대표'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 CJ그룹에서 2명이 참석한 셈이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CJ그룹 공동 대표이사 ·회장이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다. 한 그룹에서 오너 일가가 2명이나 대통령 주재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재현 CJ 회장(좌)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촌 사이다

또한 이재현 CJ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촌 형이라는 점에서 범삼성으로 떠지만 오너 일가가 3명이나 참석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재현 CJ 회장 간담회 참석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기생충'을 향한 국민적 여론이 집중되는 등 '오스카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재현 회장을 참석자 명단에 포함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기생충'이 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아카데미 수상이라는 쾌거를 거둔 CJ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다면 기업 투자를 독려하는 메시지에 한층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재현 CJ회장 참석에 대해 "자산규모가 다른 기업에 비해 작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나 중국 내 사업 규모, 5대 그룹과의 업종별 차별성 등을 고려해 참석대상에 포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집권 4년차 국정운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감이 담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기가 살아나는 듯 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뜻밖의 상황을 맞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정부와 기업의 호흡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정부가 과감한 세제 감면 및 규제 특례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돕겠다고 약속하면서 기업들을 향해서도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결국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문재인 정부가 애초 올해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혁신성장을 통한 '상생도약'을 향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메시지인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들을 향해 '찬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며 "최근 우리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해 협력업체와 상생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각각 대기업들을 향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LG전자의 '롤러블 TV'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며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로봇 '볼리',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을 소개하며 인공지능 상용화에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현대차도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며 "SK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불화수소 가스와 블랭크 마스크, 불화폴리이미드 생산공장을 완공하며 소재 자립화의 확실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그룹이 조 단위의 경영안정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해 협력업체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우한 교민들에게 생필품을 긴급 후원 해줬다"고 언급했다.

대기업들을 격려하며 이후에도 충실히 역할을 해 달라는 당부메시지라는 해석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과거에는 국가재난이 발생하면 과도한 공포에 빠지거나 논란이 벌어지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국민안전과 경제적 타격이라는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성공스토리가 되도록 경제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회장은 특히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을 면책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는데 이번 사태에 한해 정책감사를 폐지하는 수준까지 됐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중국 내에서 정상 조업이 서둘러 이뤄지도록 2월 한달 동안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부탁을 드린다"며 "춘절 연휴가 종료가 되고 중국정부 기업활동책이 발표가 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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