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대면 확대만 대세? 지역밀착 아날로그 '갬성'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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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대면 확대만 대세? 지역밀착 아날로그 '갬성' 금융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01.23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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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전통시장 지원부터 지역사회 사랑방 역할까지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 오른쪽)이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 오른쪽)이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금융업 패러다임 변화의 목소리가 높다. 그 중심에는 ICT 기술과의 융합이 있다. 

첨단 기술산업에 못지 않게 금융산업의 변화상은 지난 10년 동안 눈부시게 빨랐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금융을 이용하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비대면채널의 운용에 금융사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그게 금융업 패러다임의 변화일까? 소비자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디바이스가 바뀐 것에 부응하는 것이 금융업의 혁신일까?

금융산업 본질의 변화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엔 아직 가야할 길이 좀 더 남아 있다.

오히려 금융사들이 비대면채널의 확대에 사업을 집중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외' 현상은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등 비대면채널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노령층이나 영세 고객 등을 중심으로 금융소외는 커지고 있다.

1963년 경남 산청군 생초면 하둔리, 창녕군 성산면 월곡리, 의령군 의령면 정암리, 의령면 외시리, 남해군 마산리에 설립된 다섯 개의 협동조합에서 출발한 새마을금고는 국사책에서 읽어봤던 계, 두레, 향약 등 우리나라 전통의 협동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2019년 12월말 기준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약 320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골목 어귀, 시장 입구에서 늘 고객을 마주한다. 이름처럼 '마을금고'라는 친숙함이 큰 강점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업무구역 내 전통시장 상인이라든지, 지역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오랜 세월 누적된 것을 도외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대면채널 강화 방침으로 대표적인 것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금융서비스'이다.

전통시장의 1인 영세 상인들의 경우, 하루 종일 가게를 비울 수 없어 영업시간 내 점포를 방문하는 게 수월치 않다.

이들을 위해 새마을금고 직원들은 단말기를 들고 상인들을 직접 찾아가 입출금 서비스라든지 온누리상품권 환전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중앙회 차원에서 행안부와 함께 전국 850개 전통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1 새마을금고 1 전통시장 자매결연'의 전통도 갖고 있다.

올해까지 65개의 전통시장에 상인들에게 요긴한 물티슈나 장바구니, 냄비 등 간단한 물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작년 8월에는 신용이 낮거나 점포가 없는 소상공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시장든든 신용대출'을 출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화재 등의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는 긴급자금 대출과 공제료 납입유예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진행 중이다.

최근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의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도 전국에 약 1500개 이상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만 36만명에 달한다.

임대점포가 아닌 자체회관의 이점을 살려 지역주민들과 함께 문화, 체육, 예술, 복지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임대점포가 아닌 자체회관의 이점을 살려 지역주민들과 함께 문화, 체육, 예술, 복지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전통시장 상인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더 가까이 '대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여타의 은행 영업점들과는 달리 새마을금고는 다수 점포들이 자체회관에 입주하고 있다. 이곳의 공간을 활용해 지역주민들이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령 스포츠센터, 어린이집, 문화센터 등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지역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역시 디지털화 시대에 맞춰 디지털금융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금융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 

동시에 전통적인 대면거래 및 지역주민과의 소통 역시 저버릴 수 없는 영역이다.

먼 훗날 기술이 더 눈부시게 발전하면 그야말로 대면거래는 과거의 역사가 돼 버릴 날이 올지 모른다. 

그때까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함께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한번쯤 모색해봐야하지 않을까?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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