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국내 방위사업학 박사 1호 최기일 "방위산업, 비리산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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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국내 방위사업학 박사 1호 최기일 "방위산업, 비리산업 아냐"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1.1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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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위산업은 비리산업 아냐...개인 비리를 과장해서 오해"
- "규제에서 육성·지원으로 전환 필요...국산화 적극 추진해야"
- "4차 산업혁명시대, 밀리테크 4.0+국방개혁 2.0...군수 MRO 선진화 해야"
- "모병제, 이미 시작한 셈...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해야"
최기일 교수.
최기일 교수.

최기일(39) 건국대 겸임교수는 국내방위사업학 박사 1호다. 지난달까지는 현역 소령으로 방위사업청에서 일했다. 전에는 국방대학교 국방관리대학원 교수였고, 지금은 한국방위산업학회 감사직도 맡고 있다. 3월 부터는 이번 학기부터 신설되는 상지대 군사학과 학과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2017년 이국종 아주대 교수와 함께 '도전 한국인상'을 수상했다. 

2020년 새해를 맞아 4차 산업혁명시기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제대로 된 위상을 되찾기 위한 제언을 청했다. 그는 일성으로 "방위산업은 비리산업이 아니다"라고 말을 시작했다. <편집자 주>

▲알기 쉽게 우리나라 방위산업 현주소를 알려달라.

방산업체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전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면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초음속 전투기의 국산화에 성공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전투기 한 대를 수출하면 국산 고급중형차 1000대를 수출하는 효과에 버금간다.  최첨단 이지스함정과 잠수함의 대당 건조비용은 약 1조원에 이른다.

한 마디로 방위산업은 경제적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효자산업이다.

다른 제조업처럼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외국인을 함부로 고용할 수 없다. 방위사업청에서 관여하기 때문에 쉽게 폐업하거나 고용을 줄이기 힘들다. 업종 특성상 모든 직원에 대한 신원조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고용률도 높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방위산업’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방산비리’부터 떠올린다. 비리(非理)는 반드시 근절해야 하지만, 비리의 실체와 본질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즉, 방위산업 자체가 비리산업이 아니라 실상은 일부 개인의 일탈과 비위에 따른 ‘개인비리’다. 방위산업을 구조적인 비리산업으로 간주해 ‘방산=비리’라는 식의 인식과 접근은 시급히 바꿔야 한다. 

최근 국내 방위산업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언해 달라. 

우리나라 방산이 당면한 문제는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새로운 문화와 정체성 재정립 모색해야하는 시점”

국내 방위산업은 50년 가까운 세월 속에 기적 같은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위기가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함에 급파된 해군의 통영함에 설치된 수중음파탐지기(SONA) 납품 비리 사건으로 인해 이른바 ‘사자방(사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대대적인 방산비리 수사, 조사, 감사가 착수되면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암흑기’ 또는 ‘흑역사’의 시간을 겪었다.

과거 국내 방산의 눈부신 발전에는 정부와 방산업계 종사자들의 애국심과 사명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처한 여건은 ‘방산은 비리’라는 오해와 지나친 감시·규제로 인해 국가안보와 자주국방 마저 위태롭게 하는 지경이라고 할 수 있다. 

자칫 국내 방산이 레몬시장(Lemon Market,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정보불균형으로 불량품만 넘쳐나는 시장)으로 전락될 처지에 놓였다. 새로운 인식과 접근으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방산중흥을 이뤄야 한다. 

국내 방산업계 내부에서부터 자성과 성찰을 통한 각성도 필요하다. 

건전한 대한민국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문화 캠페인(Campaign)과 정체성 재정립 운동으로 방산에 활력을 제공할 때다.

② “정부의 규제 일변도에서 육성과 지원정책으로 방향 전환 노력 필요”

전통적으로 방위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분류된다. 방산의 고유한 특수성, 즉 정부(군)가 유일한 수요자인 '정부 수요 맞춤형 산업'이라는 특성과 무기체계 획득 및 조달 사업관리, 방산원가 제도 등이 다른 산업과는 확연히 다른 업무방식 때문이다.

이같은 규제산업에서 비리가 발생하면, 경제학에서는 이를 ‘시장의 실패’가 아닌 ‘정부의 실패’로 본다. 

최근 정부는 방산업계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과 제도 개선 노력을 추진 중이다. 이는 분명히 과거 정부와는 크게 다른 점이다.

하지만, 방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보다 더 실효적이면서 강력한 방위산업 육성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방위산업 대참사’를 막을 수 없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 

근본적 원인을 찾아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사후적인 제도 개선이 아닌 예방과 육성방안에 집중해야 건전한 국내 방위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방산은 국제적으로 보면 후발주자다. 이제부터라도 각별한 노력이 있어야 방산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다. 방산 선진국들이 시행하는 자국의 방산 육성·지원 정책과 제도를 살펴보면, 우리 정부에서 추진하는 노력과는 확연히 다르다.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는 방위산업에 대한 규제 접근 방식을 지양하고, 지원 및 육성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전시행정이나 보신주의로 대표되는 소극적인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꾸고, 단기적인 성과지향보다 장기적인 방산 발전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그러자면 방산 발전을 위해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부 당국 내부에서 건전한 비판과 지적이 제기됐을 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산업발전법 제27조 제1항에 근거한 생산성경영인증(PMS) 제도는 필요한 제도다. 일몰제에 따른 폐기를 재검토하고 오히려 확대 적용을 통해 방위산업 분야의 생산성과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는데 있는 규정을 바꾸기도 어렵다. 

해외의 ‘리니언시(Leniency)’ 같은 선진 내부 고발자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방산처럼 폐쇄적인 산업에서는 내부자의 고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계약법 개정에 따른 기존에 ‘협상에 의한 계약’ 방법을 보완한 ‘경쟁적 대화에 의한 계약’ 제도를 방위사업의 신속시범획득사업(ACTD) 제도에 시험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방위사업을 방위산업 육성보다 우선시하거나 책임 소재에 대한 방관자 입장을 버리고, 정부와 방산업계 간에 상호 정례화 된 소통 창구를 통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너지(Synergy)를 확대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는 노력과 의지가 요구된다.

해외 선진국(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정부와 방산업계 종사자 간 수직적 ‘갑-을 관계’가 아닌 수평적 동반자(Counter Partner)다. 발전적인 상생 및 협업 관계를 지향토록 정부 지원과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③ “정부의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방예산 집행과 국산화 적극 추진”

근래 세계 각국은 자국의 첨단 무기체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관련 국방비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각국의 국방비 증액으로 주요 방산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가운데, 미국 록히드마틴 그룹(Lockheed Martin Corporation)이 세계 100대 방산업체 순위에서 505억 달러 매출로 340억 달러를 기록한 2위 보잉(Boeing)을 크게 앞서 2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발표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세계 주요 100대 방산업체 가운데 한화 그룹이 42억8000만 달러로 27위(지난해 23위)를 차지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54위(66위), LIG넥스원 61위(51위), 현대로템 93위(93위)를 기록하면서 국내 방산업체 4개사가 포함됐다. 참고로 세계 100대 방산업체 순위에 41개사가 미국업체로 매출 비중은 전체의 52%를 점유하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국방부의 2020년 국방예산은 2019년 대비 7.4%가 증가한 50조1527억원으로, 방위력개선비는 8.6% 상승한 16조6804억원 반영됐다. 늘어난 국방예산이 해외 무기도입 사업에 편중되거나 전력화 지연에 따른 과다한 불용액이 발생되지 않도록 편성 예산 대비 집행계획도 내실 있게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국가안보와 자주국방을 위한 방위산업이 궁극적으로 국산화를 통해서 방산업계를 육성해야한다는 점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국방예산 집행과 국산화 추진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④ “제4차 산업혁명 시대, 방위산업 ‘밀리테크 4.0’ 추진과 첨단 무기체계 도입”

‘국방개혁 2.0’으로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서 사회적 인구 감소에 따른 저출산 및 미래전의 개념으로 밀리테크(mili-TECH)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오늘날 현대전의 양상은 과거에 단순히 병력 수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첨단 무기체계가 전장의 판도를 바꾸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앞으로 급격한 기술의 발전 속에서 혁신적인 군사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상상 속에 머무르던 무기체계들이 현실화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하여 첨단 무기체계 도입에 대한 준비가 요구되며, ‘밀리테크(mili-TECH)’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밀리테크는 군사를 뜻하는 밀리터리(Military)와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다. 하이테크(High-Tech) 시대에 기술 혁명과 진보를 통해 첨단 무기체계 관련 기술이 맞춤형 전술(Tactics)과 전략(Strategy), 계획(Plan) 등과 함께 강구돼야 한다. 

미국의 DARPA(고등연구계획국) 경우에는 3년 안에 연구개발이 성공한 경우 이를 실패한 프로젝트로 규정할 정도로 매우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혁신적인 국방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의 국책 R&D 연구개발 과제 성공률이 96% 이상으로 애초부터 달성 가능한 목표에 안주한다. 영어의 ‘FAIL(First Attempt In Learning)’은 “실패는 배우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해본 시도”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국방 R&D분야에 대한 인내와 관용, 투자와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방위산업의 민-관-군-산-학-연의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을 위한 생태계 여건 조성 노력과 더불어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 부설 링컨랩(Lincoln Lab) 같이 국내 대학과 연구소, 학계 등이 정부와 방산업체 등과 공동연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MIT 링컨랩은 1951년 창립돼 3700여명의 연구원이 항공분야 등 8개 기술분야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미국 정부의 공식지원을 받는 대표적인 방위산업 관련 대학 부설 연구소다.

아울러, 무기체계가 진화할수록 작전운용성능(ROC)에 대한 운용요구서(ORD) 상에 무기체계 운용개념이 보완돼야 한다. 기술과 정보가 주도하는 하이테크 시대에 있어서 장차 미래전 양상 측면에서 기존의 전장영역이 복잡 다양해져 다층 및 다영역화될 것이다. 

또한 4세대 전쟁의 차원에서는 임무형 지휘(Mission Orders)가 중심이 된 중앙집권적인 군수기능의 필요성이 감소될 것이므로 신축적이면서 유연한 무기체계 획득 및 조달체계로 변모해야 한다.

미국의 무기체계 전략가(Military Strategist)이자 현대 전쟁 이론에 있어서 대부로 불리는 존 보이드(John Boyd)는 ‘The Pantagon Wars’에서 혁신적인 무기체계의 발전과 전장에서 운용개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o Do or To Be”라는 “존재할 것이냐 행동할 것이냐”라는 명언을 남긴 그는 미군의 현대전 수행에 있어서 무기체계 중심의 기술 우위의 전략을 강조했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군사전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무기체계 전략가와 전문가가 태부족이다. 깊은 고민과 반성이 요구된다. 즉, 방위산업 분야에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만 양성되고,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는 사라지고 있는 모순된 상황이다. 국내 방위산업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원인중 하나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수반되는 복잡한 무기체계 획득분야에서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 전문가 부재와 전문성 부족에서 기인하게 되는 부조리 발생 개연성이 높다. 미국 처럼 DAU(국방획득대학) 신설 및 국방획득인력 전문자격법(DAIWA) 제정 등도 심도 있게 논의될 시점이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혁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 획득 및 조달의 중심에서 방위사업 분야에 있어 최첨단 무기체계 확보와 함께 전력화된 무기체계의 한국군 특성에 맞게끔 운용개념이 정립되어 동시에 발전돼야 비로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밀리테크 4.0’이 확장성을 갖고 혁신적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⑤ “국방개혁 2.0 추진과 총수명주기체계관리(TLCSM) 전면 도입 시행해야”

국방부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방운영체계 확립'의 일환으로 선진 민간기술 시스템 적용을 통해 군수지원 효율성 향상을 꾀하고, 무기체계 및 주요 장비에 대해서 수명주기 운영관리개념 적용을 확대 추진 중에 있다.

추진방안으로 전 무기체계 및 주요 장비에 대해서 수명주기관리계획서(LCSP)를 작성, 획득단계 초기부터 수명주기 운영유지 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단순히 무기체계의 구매 시점만이 아닌 총수명주기 관점으로 경제적인 분석을 통한 고려와 접근을 하려는 것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향후 육군 전력화 사업 중 대부분의 양산사업이 종료를 앞두고 있다. 멀지 않은 시기에 국내 방산업계가 양산물량 부족에 따른 인력과 설비 유휴화로 고정비 부담이 가중 돼 경영 악화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수출 경쟁력도 약화돼 방산업계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이 우려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탈냉전 이후 2000년대 초부터 무기체계 소요기획부터 운영유지에 이르는 수명주기 전 단계에서 효율성과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총수명주기체계관리(TLCSM) 제도를 적극 추진 중이다.

총수명주기체계관리(TLCSM)는 '무기체계의 수명주기 동안에 관리비용을 최소화하고, 장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관리자(PM)에게 소요 제기부터 폐기까지 전반 과정에 책임을 부여하는 관리체계'다.

또한, 성과기반군수계약(PBL)을 채택, 장비 준비태세를 가장 중요한 핵심 성능지표로 운영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기에 미국은 국방획득 개혁으로 무기체계 획득 및 조달 추진 간에 성과기반군수계약(PBL), 비용목표관리(CAIV), 사업성과분석(EVMS) 등과 같은 과학적 사업관리기법을 전면 시행했다. 단순히 무기체계의 도입단계 시점에서 해당 무기체계의 구매가격에만 매몰되지 않고, 수명주기 전 단계인 총수명주기체계관리(TLCSM) 관점에서 운영유지비용까지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형 수명주기관리계획서(K-LCSP) 개념 연구가 필요하게 된 이유다.

⑥ “방위산업 대형화 및 통합화 모색과 군수 MRO 선진 민간시스템 도입해야”

국내 방산업계의 주요 화두로는 '방위사업법' 제2조 기본이념에서 인용된 '투명성' 과 함께 '전문성'과 '효율성'이 주목받게 됐다는 것이다. 

탈냉전 이후 1990년대 세계적인 방위산업 추세가 '대형화 및 통합화의 진전'이다. 이를 통한 탈규제와 자율, 개방과 경쟁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2015년 7월 삼성과 한화 그룹 간 방산빅딜 이후 국내 방산업계 재편이 현재 진행 중인데,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범위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군수 MRO는 무기체계를 수요자인 각 군이 운용하면서 적합한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비, 수리 및 개조하는 것이다. 관련예산은 2015년 2조 5000억원 수준에서 2018년에 약 3조원대로 증가하는 등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육군 47%, 공군 31%, 해군 21%, 해병대 1% 내외 수준의 비중을 차지한다. 

군 정비지원체계는 주로 각 군의 정비창에 의해서 이뤄진다.  

군직정비는 항공기 기체 및 함정 플랫폼(Platform) 창정비에 국한되는데, 장비의 엔진이나 주요 핵심 구성품 정비 등은 외주정비에 위탁해 해외 의존도가 높다. 국외에서 도입된 장비에 대한 정비 및 유지, 보수 관련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국내 외주정비 비중은 전체의 61%로 전망해 과거 4년 간에 67% 대비 감소하는 반면, 국외도입 외주정비는 향후 5년간 총 4조1000억원 규모로 지난 4년 간 2조원 대비 약 105%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군수분야에 있어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총분해조립(Overhaul)를 뜻하는 MRO사업분야와 연계한 접근 전략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해당 무기체계를 개발 및 생산, 제조한 방산업체에서 전문인력과 가용 설비를 통해 외주정비 간 개조 및 개발, 성능개량, 국산화 등의 신규 사업분야에서 연계한 관련기술 축적을 유도함으로써 기술 진부화에 따른 방산기술의 사장을 방지하고, 국방 R&D분야 연구를 도모할 수 있다. 

국내 방산업체는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구성돼 세계적인 수준의 고급인력과 생산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군수분야 MRO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있어서, 무기체계를 수출하는 것 외에도 해당 무기체계에 총수명주기 관점에서 군수 MRO와 연계하는 전략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인도의 “Make India(인도 생산)”라는 기치와 중동의 국가들이 단순한 무기체계 장비만을 수입하는 것이 아닌 생산기반과 관련기술까지 함께 요구하는 패키지딜(Package Deal) 방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기일 박사.
최기일 박사.

향후 국방과 방위산업에 대한 전망과 전략적 해결방안을 제시해달라. 

우리나라 방산이 태동되던 시점인 1970년대 초 국내에서 한해 신생아 출생자 수가 무려 100만명이 넘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62만명으로 감소하고, 급기야 2018년에는 32만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통계청 인구 통계분석 예측에 따르면, 2019년은 30만명선도 무너져 약 29만명으로 줄었다. 

당장 5년 안에 현역자원 병력이 부족해지고, 10년 뒤인 2030년 이후에는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야만 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인구감소에 따른 군 병력감소는 필연적이므로 부족한 군 병력을 대체할 무인화 무기체계 도입으로 스마트 로봇(Robot) 또는 드론(Drone) 등을 운용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모병제’ 도입이 필요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모병제는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이른바 ‘단계적 모병제’다. 첫째, 모병제는 정예화가 핵심관건인데, 정예화의 출발점은 군 조직의 간부화다. 이미 우리 군은 장교 및 부사관 계급의 인력을 대폭 늘려나가고 있다.

둘째는 병역의 의무에 있어 여성의 역할이 증대된다는 점이다. 이미 여군의 입대와 진급률이 획기적으로 늘어나 여군에 대한 군 내 입지와 위상이 신장되고 있다.

셋째는 장병들의 급여 인상인데, 병장 기준 월 급여가 올해 54만원정도다. 특히 인상률이 높았다. 또한 유급지원병 제도가 이미 도입돼 운영 중이라는 점 등이다. 이런 관점에서 단계적인 모병제가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하드웨어(Hardware) 측면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지만, 소프트웨어(Software)가 뒷받침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방위산업 관련 선진화 정책과 제도 추진뿐만 아니라 방위사업 분야의 전문성 제고에 대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은 선진국처럼 방위사업학이 학문적으로 체계적인 발전할 수 있도록 학부, 대학원, 연구소가 대학 내 설치되고, 민·관·군·산·학·연 융복합을 통한 활발한 연구와 다양한 노력이 방위산업과 더 나아가 국가 발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방산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통해 방산업체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방산수출로 이어져 산업구조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육성·진흥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9일 '방위산업 발전 및 진흥법' 입법과 최근 청와대 방산담당관이 신설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방산 발전의 컨트롤 타워역할을 잘 수행해주기를 기대하며, 법률적 토대가 만들어진 만큼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올해가 방산이 국민들로 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산업으로 거듭나고 방산수출의 획기적 발전이 이뤄지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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