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직격탄 맞은 업무·상업시설,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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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직격탄 맞은 업무·상업시설,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와
  • 윤영식 기자
  • 승인 2019.1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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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옥셕, 2019 경매시장 분석 및 2020 전망..."정부규제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은 높은 관심"
12.16대책으로 내집마련 사다리 잃은 젊은층의 경매시장 유입 크게 늘어날 듯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사무실 상가 등 업무·상업시설이 경매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왔다.

이와 같은 이유로 올해 법원경매 전체 진행건수는 13만4000건으로 지난해의 11만6,806건에 비해 14.7% 늘어났다. 지난 4년동안 지속됐던 감소세를 지난해에 마무리한 데 이어 2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20일 경매전문 지지옥션에 따르면 업무·상업시설의 올해 경매 진행건수는 2만3,000건으로 2018년(19,254건)대비 19.5% 증가했다. 주거시설(27.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2009년 7만건을 넘겼던 업무상업시설의 경매 진행건수는 이후 매년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2017년에는 2009년의 25% 수준인 1만7,501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8년간 지속되던 감소세를 마감하고 증가세로 돌아선 뒤 올해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2018년에는 2017년 대비 물건 증가 수가 2,000건에도 못 미쳤으나 올해는 2018년보다 4,000건 가까이 증가해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무·상업시설이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옥션 제공]
[지지옥션 제공]

물건이 늘어났지만 경기호전의 기미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 탓에 2019년에도 투자자들은 쉽사리 업무·상업시설 입찰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낙찰률은 23%로 2018년에 이어 다시 30%선이 무너졌으며, 2010년에 기록한 22.9%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낙찰가율 또한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60%대가 붕괴되면서 59%로 마감했다.

경매시장에서 업무·상업시설이 홀대 받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총 응찰자 수가 2017년부터 계속 2만명을 밑돌고 있어 분위기 반전에 가장 필요한 투자자 확보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3민5,000명을 넘었던 업무·상업시설의 총 응찰자 수는 매년 줄어들더니 2017년에는 2만명을 하회했다. 올해 역시 1만6,000명 수준에 그쳐 10만명을 훌쩍 넘긴 주거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4만여명 수준인 토지에 비해서도 절반에 머무르고 있다.

경매시장을 장악한 주거시설

업무·상업시설이 푸대접을 받았다면, 주거시설은 정반대로 올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대조를 보인다. 올해 전체 진행건수 중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45.1%로 지난해(40.5%)에 비해 4.6%p상승했다.

주거시설의 낙찰건수(추정치)는 2만2,800건으로 2018년에 비해 4000건 넘게 증가했다.전체 낙찰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4%로 다른 3개 용도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낙찰건수에서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58.8%를 기록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2007~2015년까지 내리 30%대에 머물던 주거시설의 낙찰건수 비중은 지난해 42.8%로 올라선 뒤 올해는 50%마저 넘어섰다.

상가, 토지, 공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시설은 특히 경매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부동산인만큼 경매 물건이 늘어날수록 낙찰되는 건수도 다른 용도에 비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총 감정가에서도 주거시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지난해까지는 주거시설, 업무상업, 토지, 공장의 감정가가 모두 20%대로 사이좋게 시장을 4분했다면 올해는 주거시설만이 홀로 31.4%로 치솟으면서 4분할 구도가 ‘1강 VS3중’ 구도로 재편됐다.

이는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의 주거시설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거시설의 감정가도 동반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2014년까지 30%대를 유지했던 주거시설의 총 감정가 비중은 2015~2018년 20%대로 줄었으나 올해 다시 30%선을 회복했다.

대·대·광으로 선방한 토지

2019년 토지 경매시장은 대대광(대전,대구, 광주)으로 시작해서 대대광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낡고 노후한데다 수십년간 신규 주택공급이 없던 이들 대대광 지역의 구도심에 개발의 깃발이 흩날리면서 경매시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질 정도였다.

지난해 9월 147.1%까지 치솟았던 대전의 토지 낙찰가율은 올해에도 꾸준함을 보이면서 9~11월 80~90%대의 낙찰가율을 유지했다. 광주 경매시장에서 토지에 대한 인기는 대전을 능가한다. 1월부터 125.1%라는 기록적인 수치로 2019년을 시작한 광주 토지는 4, 5, 6, 8, 9, 11월에도 100%를 넘겨 핫플레이스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전, 광주에는 못 미치지만 대구 역시 올 한해 토지에 대한 경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지역이다. 3월 113.7%로 올해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대구 토지 경매시장은 다소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11월까지 70% 이상의 낙찰가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70%대에 겨우 턱걸이한 낙찰가율

2019년 법원경매 시장의 낙찰가율은 지난해(72.5%) 보다 소폭 하락한 70.5%를 기록했다. 진행건수가 2018년 대비 2,000건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70%대를 유지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이로써 진행건수 감소세와 맞물려 15~17년까지 3년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던 낙찰가율은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여름 휴가가 절정에 달했던 8월의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63.1%에 그치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 내렸다.이후 9월부터 12월까지 70%대를 계속 유지했으나 전년 대비 하락이라는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8월의 낙찰가율이 낮았던 이유는 업무·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이44.9%로 역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무·상업시설은 5월에도 낙찰가율이 45.2%에 그쳐 전체 낙찰가율 하락에 가장 큰 빌미를 제공했다.

 

4명 바로 앞에서 멈춘 평균 응찰자 수

2019년 법원경매 평균응찰자 수는 3.8명으로 지난해(3.5명)에 비해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청약조정대상 해제 발표로 서울과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응찰자 수가 수십명을 넘어가는 사례가 다수 나왔으나 전체 평균 응찰자 수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이런 이유로 2014~2017년까지 4년 연속 기록했던 ‘평균 응찰자 수 4명’ 바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지옥션이 경매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부터 연간 평균 응찰자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5년으로 4.3명을 기록한 바 있다. 피크를 기록한 2015년 이후 매년 줄기만 했던 평균 응찰자 수는 올해 하반기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2020년 법원경매 전망

2020년에도 경매 진행물건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도 경매시장의 낙찰률이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낙찰률이 낮다는 것은 유찰되는 물건이 늘어나게 되면 이는 경매 진해건수를 밀어 올리는 효과를 낳게 된다.

진행물건 증가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은 주거시설 경매 물건의 증가다. 전체 용도(주거시설,업무/상업시설, 토지, 공업시설)중 주거시설은 전통적으로 진행건수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9년 전체 진행건수에서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45.1%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40.5%)에 비해 4.6%p 증가한 것으로 경우에 따라 2020년의 비중은 50%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시설의 비중 증가는 결국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므로, 이는 전체 진행건수의 증가로 이어진다.

지지옥션은 12.16대책으로 인해 경매시장의 주거시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이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 우려를 불러오면서 경매시장을 뜨겁게 했듯이 정부의 규제로 사람들의 시선을 경매 아파트로 돌리게 한다는 것이다.

지지옥션은 12·16 대책이 경매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으나 칼날 같은 정부의 규제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하나의 대체재로 경매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규제와 함께 경매시장으로 시선이 모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역대 최저를 기록 중인 기준금리를 꼽을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19년 10월 16일 정례회동에서 연 1.5%이던 기준금리를 1.25%로 0.25%p로 낮췄다.

기준 금리 인하는 연쇄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추기 때문에 경매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라는 것이다. 2016~2017년 기록했던 역대 최저 금리로의 회귀는 최소한 심리적 측면에서라도 경매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지지옥션은 특히 최근 경매시장의 트렌드가 ‘젊은층의 진입’이라며,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경매를 접할 수 있는 루트가 늘어남에 따라 경매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영식 기자  wc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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