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A "북미 협상 결렬되면 다탄두 ICBM개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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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A "북미 협상 결렬되면 다탄두 ICBM개발할 수도"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19.12.1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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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성-3형 개발매진·인공위성 장거리로켓 실험 우선할 것"
- '2020년 국방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보고서 "비핵화 협상의 단기교착을 실패로 인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사진은 조선중앙TV가 2018년 2월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2018년 2월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북한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6일 공개한 '2020 국방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에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견제하기 위해 대미보복 능력을 신뢰성 있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협상의 단기 교착을 실패로 인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고도 지적했다. 

KIDA는 '국방정책 환경전망'에서 "협상 결렬 시 북한 당국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다탄두 ICBM 개발 등을 위한 노력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은 KIDA의 이중구 선임연구원이 '북한 안보정세 평가 및 전망'으로 내놓은 연구 결과다. 보고서는 107쪽으로 돼 있으며 크게 '국방정책 환경 전망'과 '국방정책 과제'로 구성됐다.  

그간 국방부와 합참은 북한의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을 한 번도 공식 언급한 바 없다. KIDA도 북한의 다탄두 ICBM 개발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의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한 것에 대해 다탄두까지 계산한 형상이라고 언급된 바 있다. 북한이 이달 들어 두차례 실시한 엔진 연소시험에 대해서도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둥펑-41' 다탄두 ICBM[사진=내셔널인터레스트]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둥펑-41' 다탄두 ICBM[사진=내셔널인터레스트]

다탄두 ICBM은 목표지점 상공에 도달하면 탄두부에서 3∼10개의 탄두가 분리되어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지상에서 요격하기 쉽지 않다. 사거리 1만2000㎞가 넘는 중국 '둥펑-41'은 6∼10개의 다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미국 미니트맨-Ⅲ도 3개의 탄두를 탄두부에 장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은 ICBM에 탑재되는 여러 개의 핵탄두를 한꺼번에 무력화하는 요격미사일 체계인 '다중목표 요격체'(MOKV)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KIDA는 "북한이 대미 공격수단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지고 추가적 제재가 도입될 수 있기 때문에 2019년 10월에 보도를 통해 공개했던 신형 잠수함과 북극성-3형(SLBM)의 개발에 매진하거나, 인공위성 시험 발사 방식으로 장거리 로켓 실험을 하는 동향을 우선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KIDA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미국의 더욱 큰 폭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배경에서, 만약 그러한 방향에서 부분 해결 방식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된다면 북한은 제한된 수준의 핵무력을 유지하면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남북한 간의 군비통제 조치 심화를 추진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조치는 군사훈련의 사전 통보, 상호사찰 등 군사적 투명성 보장 도입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KIDA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2019년을 돌아보면 북한의 저강도 도발은 발생했지만 핵·ICBM 모라토리엄은 유지되고 있다"며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돼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한 실질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며 이경우 "정전체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비통제 노력을 지속해서 남북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는 "북미 정상회담은 개최되지 못하고 간헐적으로 실무협상이 개최되면서 동력이 유지될 가능성"이다. 이 경우에는 북한의 저강도 도발이 예상되므로 남북 접적지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잇는 국방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셋째는 협상이 결렬되고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는 경우라면서 "한미동맹을 통해 도발을 억제하고 위기를 악화시키지 않는 대응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2020년 비핵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 섣부른 낙관도 지나친 비관도 유용하지 않다"면서 "단기적 교착이 협상의 실패로 인식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DA 보고서 표지
KIDA 보고서 표지[사진=보고서 표지 캡처]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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