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 방향성을 두고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그린피스는 25일 “2025년까지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전기차 판매목표는 총판매 대수의 10.3%에 불과하다”며 “6년 뒤에도 여전히 내연차를 90% 비중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24일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 생산·판매 계획(기아차 포함 85만대)을 담은 ‘현대차 EV 전략 방향성’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산·판매 목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대형 경유차 개발 등 자동차산업 흐름에 역행하는 경영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인성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현대·기아차의 2025년 전기차 판매목표는 지난해 총 판매 대수 825만대의 10.3%에 불과하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현대차는 늦어도 2028년부터 출시하는 신차 모두를 전기차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확정된 해외시장 규제와 한국 정부의 미래차 목표에 맞추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탄소발자국(CO2e) 4억100만 톤을 기록했다.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중 5위에 해당한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70기(1GW 신보령화력발전기 초초임계 기준)의 연간 배출량에 맞먹는 수치이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는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일 기후변화가 현실 경제의 위협이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세를 2달러에서 75달러까지 높이는 등 급진적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전기차로 전환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아도 제때 닿을지 의심스러운 경주에 내연기관차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건 무책임한 행태”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