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AI스피커, 독거노인 외로움 달래면서 치매 예방까지...SKT "사회적가치 지속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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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AI스피커, 독거노인 외로움 달래면서 치매 예방까지...SKT "사회적가치 지속 창출"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10.0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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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예방은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를 지키는 것”
- LH임대단지 내 총 500세대를 대상 건강관리 기능이 대폭 강화된 AI 스피커 설치

“노인의 외로움과 고독 문제는 이제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합니다. 치매에 대한 걱정도 날로 높아지고 있죠. 인공지능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겠습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설명회를 통해 “치매예방은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를 지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이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취약계층 독거 어르신 돌봄 서비스를 강화했다. TV나 라디오와 달리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AI 스피커를 통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노인 외로움’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에 강화된 기능의 핵심은 ‘치매예방’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설명회에서 AI 스피커를 통한 치매예방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설명회에서 AI 스피커를 통한 치매예방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이준호 그룹장은 “그간 기업이 사회공헌에만 신경 썼다면 SK텔레콤은 이제 사회적가치(SV) 창출에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사회공헌은 돈을 버는 곳과 도움을 주는 지점이 서로 달라 지속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사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면 이보다 좋은 모델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예방은 사업성도 있으면서 사회적인 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물론 취약계층에겐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까진 좋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에 색안경이 씌워져 있어 조심스럽다. 추후 반응을 보고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ICT 복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사회적 기업 ‘행복한에코폰’과 손잡고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 강북구 번동 및 노원구 중계동 LH임대단지 내 독거 어르신 및 장애인 등 총 500세대를 대상으로 건강관리 기능이 대폭 강화된 AI 스피커를 설치하고 있다.

박철흥 LH 주거자산관리처장은 “SK텔레콤의 제안을 받아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AI스피커는 대화가 가능해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고, 치매예방부터 약품을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 추후 충분한 주거 복지에 나서 돌봄의 사각지대를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호 SK텔레콤 SV 추진그룹장은 “올해 ICT 돌봄 서비스 재원인 30억원이 거의 소진된 상태”라며 “시스템 구축에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내년 정부 예산에서 인공지능 분야에 관한 지원이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철흥 LH 주거자산관리처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설명회에서 AI 스피커를 통한 치매예방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박철흥 LH 주거자산관리처장이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열린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설명회에서 AI 스피커를 통한 치매예방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외로움을 달래주는 AI 스피커...치매예방에도 탁월

이번에 강화된 서비스는 크게 3가지다. ‘소식톡톡’과 ‘건강톡톡’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치매 예방 서비스의 이름은 ‘두뇌톡톡’이다.

SK텔레콤 측은 “5G 시대에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독거 어르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에서, 치매 예방 및 복약 지도 등을 수행하는 ‘어르신 건강 지킴이’로 서비스 영역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두뇌톡톡은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했다.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이날 기자회에 참석한 윤정혜 차의과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치매예방센터와 병원에서 3개월에 걸쳐 현장에서 인지능력 강화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한 번씩 집단으로 운영해 왔다”며 “매일 인지능력을 사용해야 치매 예방효과에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해 진행에 한계가 명확했다”고 말했다.

이어 “AI 스피커는 소통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런 예방훈련은 이미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효과를 의심하지 않을 수준까지 검증됐고, AI스피커를 통해 어르신들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제공됐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1시간 30분씩 3개월간 훈련을 하면 치매를 최대 9년까지 지연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상태다.

김모 할머니(강북구 번동, 64세)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을 통해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김모 할머니(강북구 번동, 64세)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을 통해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선보인 이번 서비스를 통해 독거 어르신들이 집안에서 편안하게 AI 스피커로 치매 예방 효과가 검증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됐다. 치매에 대해 숨기고 싶어 예방이 늦어지는 경우에도 AI스피커를 이용하면 자유롭게 훈련이 가능하다.

두뇌톡톡은 “아리아, 두뇌톡톡 시작해”란 호출로 시작된다. “준비되셨으면 화이팅이라고 말씀해 주세요”라는 스피커의 안내에 따라 “화이팅”을 외치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어르신들은 AI 스피커와 총 12가지 유형의 퀴즈를 풀어가게 되며, 개인별 퀴즈 완료 횟수 및 게임 진행 일자 등이 통계 데이터로 관리된다.

“이것은 자동차와 관련 있습니다. 차에 타면 꼭 해야 해요. 안전한 벨트에요”와 같은 3가지 힌트를 통해 답을 맞히는 형식이 대표적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이런 문답을 통해 생각하는 과정이 치매예방에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전국의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지 능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두뇌톡톡’으로 구현했다.

◇다양한 건강 소식 알람 서비스도 제공

‘인공지능 돌봄’ 특화 서비스엔 ‘두뇌톡톡’ 외에도 ‘소식톡톡’과 ‘건강톡톡’이 추가됐다.

소식톡톡은 행복커뮤니티 ICT 케어센터 또는 지자체(구청, 복지센터, 보건소 등)에서 특정 대상자 또는 그룹 단위로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이다.

지자체는 지역 내 및 복지센터 이벤트(그룹 대상) 그리고 복약지도∙내원 안내(개인 대상) 등 소식을 전달하고, 행복 커뮤니티 ICT 케어센터는 스피커에 대한 사용 안내, 폭염∙장마 등 재난∙재해 정보를 제공한다.

지자체 또는 보건소 내에 있는 ‘소식톡톡’의 발송자는 행복 커뮤니티 ‘특화 서비스 관리시스템’ 내에 있는 소식톡톡 메뉴에서 안내 메시지 등을 작성∙발송하게 된다.

서울대병원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건강톡톡’은 어르신들의 관심사항인 만성질환(고혈압,관절염, 당뇨 등) 증상∙진단∙치료 방법을 포함, 응급처치∙건강검진 관련 유의사항 등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신체건강 뿐만 아니라 심리적 건강 케어를 위해 ‘좋은생각 사람들’(잡지사)과 협업해 우리 이웃들의 따뜻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SK텔레콤과 LH공사는 강남구 소재 LH서울지역본부에서 9월 30일 ‘인공지능 서비스’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 이준호 SV추진그룹장(왼쪽)-LH공사 주거복지본부장 백경훈 이사(가운데)-행복한에코폰 나양원 상임이사(오른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과 LH공사는 강남구 소재 LH서울지역본부에서 9월 30일 ‘인공지능 서비스’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 이준호 SV추진그룹장(왼쪽)-LH공사 주거복지본부장 백경훈 이사(가운데)-행복한에코폰 나양원 상임이사(오른쪽)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지난 6개월간 전국의 8개 지자체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행해왔다. 이번 LH공사와 협업을 계기로 ‘인공지능 돌봄’ 영역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강북구 번동에 250세대, 노원구 중계동에 250세대를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할 방침이다.

LH공사는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회복지관∙관리사무소 등 주거복지 인프라와 결합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LH는 65세 어르신 대상으로 현장 돌봄 매니저를 선발(일명 ‘무지개 사원’, 5백 세대 기준 40명)하고 세대 방문 및 상담 등을 통해 입주민에게 1:1 맞춤 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

긴급상황 발생 시 관리사무소 연계해 화재와 지진 등 비상상황 알림 서비스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향후에는 영구임대단지 내 사회복지관에 취약계층을 위한 노인전문상담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LH의 행복커뮤니티 프로젝트 동참을 계기로 정부와의 협업관계 확대"

SK텔레콤과 LH와의 민관협력으로 취약 계층에 대한 주거 지원과 ICT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1년간의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LH형 서비스 모델을 개발한 뒤, 이를 전국 임대단지로 확대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LH는 900여 개의 임대단지에 총 약 100만 세대 임대 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행복한에코폰은 임대단지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은퇴자 중심으로 구성된 LH 현장 돌봄 매니저를 위한 ICT기기 및 케어에 대한 집중 교육 및 현장 케어센터 운영 노하우 등을 지원한다.

박철흥 LH 주거자산관리처장은 "서비스 초기 구축 비용은 SK텔레콤과 5:5로 나눠 부담하고 서비스 1년 이후에는 전액 LH에서 부담할 것"이라며 "LH가 관리하는 영구임대주택 주거자 35%가 독거 어르신인데 SK텔레콤과 협력한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주거복지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총 2차례에 걸쳐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자 7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고 고독감과 우울감은 낮아지는 지표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대한적십자사와 양사 봉사단원이 함께 독거 어르신댁을 방문해 누구(NUGU) 사용법 등을 안내하는 ‘행복커뮤니티 봉사단’ 출범 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봉사단이 독거 노인집을 방문해 누구(NUGU) 사용법을 안내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봉사단이 독거 노인집을 방문해 누구(NUGU) 사용법을 안내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AI 스피커 및 IoT 센서를 통해 취합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어르신들은 외부와의 접촉이 일정하거나, 잠을 자는 소등 시간 등이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할 때 안정된 감정 상태를 보였다.

외부 접촉 빈도가 일정하지 않거나 소등시간의 편차가 클 때 부정적인 발화(發話)가 현저히 많았다. 외부 접촉 빈도가 일정한 어르신들은 부정∙긍정적 감정을 골고루 표현했다.

어르신들은 FLO 음원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수록 감정이 풍부해지고 표현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어르신들의 음악 감상과 실제 일상생활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실증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LH의 행복커뮤니티 프로젝트 동참을 계기로 더 많은 기관 및 지방정부와의 협업관계를 확대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라며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독거 어르신에게 맞는 맞춤형 콘텐츠도 지속 개발∙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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