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중국·인도네시아에서 고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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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중국·인도네시아에서 고전 이어져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9.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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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순이익 중국법인 283억원 감소, 인도네시아법인 37억원 감소

KEB하나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2분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되며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에 비해 크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실적이 많이 악화됐다.

국내은행들이 진출한 중국과 미국, 유럽은 자금세탁방지를 비롯한 현지 감독당국의 감독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순익이 감소했다. 또, 캄보디아·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순익은 신(新)남방 정책에 힘입어 눈에 띄게 늘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익은 2408억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2777억4100만 원 대비 13.3% 감소했다.

그중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증가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4%나 늘었다. 신한은행은 1163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고 우리은행이 646억6300만 원, KEB하나은행이 501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은 97억 원에 그쳤다.

KEB하나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지난해 반기순이익이 857억5900만원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순익이 47.8% 급락했다.

주력 진출지역인 중국법인의 올 상반기 순익이 지난해 448억원 대비 68% 감소한 144억, 인도네시아 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이 38% 줄어든 186억 원에 그쳤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KEB하나은행 중국,인도네시아 법인 분기순익 현황, 단위:백만원 [자료=KEB하나은행 사업보고서]

분기기준으로 보면 2분기에만 중국법인은 283억원이 감소했고, 인도네시아법인은 37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1분기에도 두법인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크게 하락했었는데, 이러한 흐름세가 2분기에도 이어진 것이다.

또, 독일KEB하나은행, 미국의 KEB하나뉴욕파이낸셜·로스앤젤레스파이낸셜 등에서 순익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얀마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15억6200만원, 홍콩의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29억7500만원, 러시아KEB하나은행 9억6100만원 등은 각각 77%, 136%, 425% 확대됐다.

이와같은 결과는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이다.

당초 금융권에선 지난 1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2분기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초부터 불거졌던 중국민생투자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2분기 KEB하나은행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중국 정부의 채권 재조정안이 발표된다면 하나은행의 손실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추정 때문이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중국민생투자그룹에 약 48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투자해뒀는데 중국민생투자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발목이 잡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투자손실을 입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중민투는 현재 중국 정부 주도로 회생을 위한 채권 재조정이 진행 중이다. 

또, 하나은행이 투자했던 중국 기업들의 부실위험이 급증하는 등 현지 사정이 좋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청도 지역 기업대출 수요가 급감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불안한 실적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KEB하나은행은 올해부터 중국 영업점 축소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 칭따오 영업점인 청도노산지행(일반 영업점)을 청도분행(지역거점 영업점)으로 통폐합했다. 지난 5월 베이징에 위치한 북경왕징신청지행과 북경왕징지행을 통폐합한데 이어 두번째 점포 다운사이징을 단행했다. 중국 현지 점포 수는 기존 30곳에서 27곳으로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1분기 현지 국영보험사 지와스라야의 유동성 위기에 발목이 잡혀 보험상품 판매가 크게 줄었다. 

또 디지털뱅킹사업 준비에 따른 인력충원 등으로 일회성비용도 크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지와스라야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된 데다 인력 충원 등의 일회성요인이 사라지면서 2분기에는 실적을 어느정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지와스라야사태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쏟아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나, 사태는 여의치 않다.

지와스라야는 채무불이행으로 갚지 못하고 있는 방카상품의 일부 미지급금을 2020년4분기로 미룬 상태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와스라야가 새로운 투자자로 부터 투자자금을 수령하게 되면 오는 나머지 원리금을 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전망이 불투명 한 상황이다.

KEB하나은행이 상반기 해외법인 부진을 털고 다시 빠른시일 반등에 성공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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