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금리연계 DLS, 100% 손실구간 진입...원금전액손실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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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금리연계 DLS, 100% 손실구간 진입...원금전액손실 우려 현실화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8.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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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의 전액 원금손실 기준인 -0.7% 밑으로 떨어져
2019.8.16일 독일 국채금리 현황 [자료=블룸버그] 

1500억원 이상 판매된 독일 국채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원금전액손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한 독일 국채금리가 DLS의 전액 원금손실 기준인 -0.7% 밑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활용해 운용 수익을 노린 외국계 증권사가 설계한 고위험 파생상품을 국내 금융회사들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들여와, 무분별하게 판매하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독일 10년 채권 금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0.718%로 급락했다. 이달 1일만 해도 해당 금리는 -0.449%로 40%대 손실을 보고 일부 환매 수수료를 내더라도 원금의 일부를 회복할 수 있었으나  이마저도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내달 만기가 도래한 투자자는 사실상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적이다.

독일금리 연계 상품은 만기 4~6월물이 주력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백억원 대, 당장 10월과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도 900억원대에 달한다. 독일 금리 급락에도 반등을 기대하고 버티기를 하려해도 만기가 짧은 상품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에서 1200억원 가량 판매된 DLS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만기시 -0.2% 이상이면 연 환산 4~5% 수익을 얻지만, 금리가 -0.2% 미만부터는 손실이 시작된다. -0.7%에 도달하면 원금 전액이 사라진다.

영국 CMS(이자율 스와프-미국 금리 혼합 포함)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경우 영국 국채 금리가 가입 시 금리의 60%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3~5% 수익을 받는다. 60%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작년 하반기 1% 초중반 대 금리에서 영국 CMS금리연계형 DLS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영국 국채 금리가 0.408%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상품 역시 60% 가까운 손실이 유력하다.

이번 DLS를 설계·운용하는 곳은 JP모건, 메릴린치 등 대형 외국계 금융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DLS상품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최대 1조원대 상품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수천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1월에만 해도 0.168%를 기록했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우려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가 어려워지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돌리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3월 처음 마이너스에 진입한 뒤 4월 들어 소폭 올랐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4일 우리은행은 국내 영업 부문장 주도로 영업지원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파생결합증권 동향을 점검하고 해당상품 판매 영업점 차원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달부터 자산관리 사업단 전무를 총괄로 투자상품과 PB사업부장 등을 중심으로 사후관리지원반을 구성했다.

한편,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법적 대응을 해나가기로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16일 "DLS 사태는 사기구조 상품을 무차별 판매하는 구조가 나은 비극"이라며 "DLS 투자자 피해 전액 배상 소비자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일부 피해자들은 은행들의 불완전판매의심이 든다며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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