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차 경제보복] 중국·싱가포르 우회적 한국 지지 "日, 화이트리스트 오히려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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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2차 경제보복] 중국·싱가포르 우회적 한국 지지 "日, 화이트리스트 오히려 늘려야"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8.02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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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서 우회적 비판받자 고노 외무상 다소 당황,
"WTO 협정 등 자유무역 체제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도 항변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 돈 쁘나뭇위나이 태국 외무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부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 돈 쁘나뭇위나이 태국 외무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중국과 싱가포르가 국제무대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서 제외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한국 입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한 셈이다. 

한·일 양국 간의 무역분쟁이 외교전으로 비화되는 가운데, 2일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세안+3은 하나의 가족과도 같다"며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유감이고, 신뢰와 선의로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아세안 국가가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일본은 화이트리스트를 줄이지 말고 늘려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동아시아 지역문제와 공동평화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백색국가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다음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 장관은 "주요 무역 파트너들 간의 긴장 고조에 대해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지난달 31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표현한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하자 "고노 외무상은 "나는 아세안 친구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불만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 고노 외무상은 "한국은 우리의 아세안 친구들보다 더 우호적이거나 동등한 지위를 누려왔고, 누릴 것인데 강경화 장관이 언급한 불만이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의 수출통제는 필요한 것이고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등 자유무역 체제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은 고노 외무상의 이같은 발언이 나온 직후에 터져나왔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서 한국을 제외한 것을 두고 한국이 아닌 제3국에서 비판이 일자, 고노 외무상은 다소 당황한 모습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노 외무상은 중국과 싱가포르에서 비판을 받자, "한·일간 수산물 수입규제 문제, 1965년 기본조약 관련 문제, 수출통제 등 3가지 문제가 있으며, 모두 별개의 이슈로 어떤 것 때문에 보복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통제 규범에 따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지난달 1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 이후 계속해서 해명한 '이번 조치는 보복이 아니다'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에 강경화 장관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반발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동북아 3국 등 13개국 외교장관이 모여 지역 및 국제정세를 논의하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각국의 장관이 한 번씩 발언하고 종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여러 외교장관들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 이날 회의서 고노 외무상은 4번, 강경화 장관은 3번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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