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구조조정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 낙하산 타고 대우건설 점령...재무,사업 조달 등 핵심 3개파트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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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 낙하산 타고 대우건설 점령...재무,사업 조달 등 핵심 3개파트 장악
  • 한익재
  • 승인 2019.07.24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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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가들의 잇딴 낙하산에 매각에 관심이 있는지, 임원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있는 지 의구심 솔솔

지난 7월 10~12일 3일간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회의실은 난데없는 업무보고로 긴장감이 가득한 상황이 연출됐다.

KDB산업은행(이하 KDB)이 가지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이하 인베스트먼트)에 넘겨 관리를 맡기기로 하면서 인베스트먼트의 이대현 신임 사장과 관련 인사들이 대우건설로부터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다. 

인베스트먼트에서 이대현 사장을 비롯한 인베스트먼트 직원들과 매킨지컨설턴트, EY한영회계법인 등 총 8명이 나와서 대우건설의 본부별 본부장 및 실장급들로부터 해당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였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분위기는 사뭇 고압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인베스트먼트 측에서 나온 컨설팅 관련 젊은 전문가들은 업무 보고시간 내내 지적과 훈계를 이어갔고, 대우건설 임원들은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

업무보고를 마치고 나오는 대우건설 임원들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됐고 입에서는 불만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거만하게 훈계질이나 하고...”

지난 16일 정식으로 발족한 인베스트먼트의 현재 업무는 대우건설 관리 및 매각 업무가 전부다. 인베스트먼트는 기본적으로 대우건설에 대한 불신이 바탕에 짙게 깔려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다보니 보고 내용을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발 더 나아가서 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을 직접 경영하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CFO(최고재무책임자), CTO(사업총괄), 조달본부장 등 핵심 3명을 교체하거나 새로 임명하기로 했다. 이미 CFO로는 현대기아차 출신의 정한기 전무(63년생)가 8월 5일부로 출근하기로 결정됐다. 상왕 역할을 할 CTO는 이종철 인베스트먼트 본부장(전 KDB PE실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설득력있게 돌고 있다. 조달본부장도 외부에서 곧 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베스트먼트에서 2명의 핵심 팀장이 더 온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인사기획팀장과 재무기획팀장이 낙하산으로 올 것이라는 게 유력시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인사, 재무, 조달 등 관리의 3대 조직 모두를 인베스트먼트가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

CFO가 새로 오면서 현재 CFO인 김창환 전무는 미래사업본부를 새로 만들어서 그쪽으로 보낼 계획이지만, 김창환 전무가 수락할 지는 며칠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대우건설 내부 임직원들의 판단이다.

김형 사장이 오늘부터 휴가를 가기 때문에 담주나 돼야 의견 조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환 전무 거취가 정해져야 정한기 신임 CFO의 발령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김창환 전무가 수락하지 않을 경우 미래사업본부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김창환 전무의 경우는 등기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관계로 함부로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감사실, 기술연구소, 품질안전실 등은 실에서 팀 개념으로 격하시켜서 힘을 빼기로 했다.

인베스트먼트는 실질적으로 대우건설을 직접 경영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M&A가 되더라도 그 회사의 자산가치 중 인재 가치를 중요하게 치기 때문에 핵심 인재들을 이정도로 갈아치우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이 M&A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인베스트먼트가 과연 매각에 관심이 있는 건지 아니면 대우건설을 경영하면서 본인들의 일자리를 보존하는데 관심을 갖는 건지에 의심이 간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익재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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