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먹거리가 줄어든다...하반기 부동산 PF 대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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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먹거리가 줄어든다...하반기 부동산 PF 대출 제동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5.0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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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카드사보다 이익 더 나...車 금융, 개인 대출도 성장 멈춰 사업 환경 악화

올해 하반기부터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자동차 금융, 개인 대출 부진에 이어 캐피탈사의 먹거리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는 오는 7월부터 캐피탈사가 분기마다 부동산 PF 사업장의 사업성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자산 건전성을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리스크 관리 방안을 도입하는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제정안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정안에 따르면, 캐피탈사는 분기별로 부동산 PF 사업장의 사업성을 평가하고, '정상', '보통', '악화 우려' 등 등급을 매겨야 한다. '악화 우려' 등급은 '고정이하'로 분류한다. 또 신용위험이 증가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대손충당금 개별평가 대상에 포함하도록 선정기준을 마련해 대손충당금을 적정하게 쌓아야 한다.

특히, 이번 제정안에는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 노출(익스포져) 한도가 대출, 할부, 리스, 신기술투자 등 여신성 자산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도 담고 있어 부동산 PF 대출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국내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부터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시장의 예상보다 큰 효과를 발휘한 데다 실물 경기 흐름마저 악화되면서 단기적으로 개선되기가 힘든 상황이다.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자산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담보가치가 하락할 경우 신용위험 노출이 높아지고, 그 만큼 대손충당금도 크게 늘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실물 경기 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비율이 증가하고, 취약차주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취약차주란 다중채무자(3개 이상)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 차주를 의미한다.

지난해 카드사의 순이익 규모를 넘어서 주목 받았던 캐피탈사는 이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개인금융을 쉽게 늘리기가 힘든 데다가, 캐피탈사의 성장을 이끌던 자동차 금융(신차·중고차)마저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산 부실화와 대손비용 부담 등 위험 요소를 관리하면서 성장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연이은 실물 경기 지표가 악화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면서 캐피탈사의 조달비용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개인금융이나 자동차 금융에 이어 부동산 PF 대출까지 어려워지면서 캐피탈사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변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경기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규제심의위원회, 대표위원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모범규준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7월 말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정안이 시행되면 PF의 양호한 실적으로 그 동안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캐피탈사의 실적 부진을 예상할 수 있다"며 "금융지주 자회사인 BNK캐피탈, 신한캐피탈의 PF 비중은 자기자본의 40%를 넘고 있어 금융지주 회사 실적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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