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 착수... 올리브네트웍스 분할에 담긴 세 가지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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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 착수... 올리브네트웍스 분할에 담긴 세 가지 목적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4.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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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후·선호 남매 지주사 지분 첫 확보에 내부거래 논란도 해소... 올리브영 매각 가능성 일축
CJ올리네트웍스와 분할과 지주사 편입으로 인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상무(오른쪽)와 이선호 부장(왼쪽)이 지주사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하게 됐다.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이라는 형태로 첫 걸음을 뗐다.

지난 29일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부문과 올리브영으로 분할하고, IT부문을 지주회사인 CJ(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CJ그룹은 이번 분할을 통해 IT 사업부문을 신성장사업군으로 키우고, 산업구조변화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목적을 밝혔다.

그러나 CJ그룹의 설명만으로 이번 분할을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올리브네트웍스의 분할과 지주사로의 편입을 통해 그룹이 밝힌 이유 외에도 적어도 세 가지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분석한다.

먼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목적은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의 착수다. 이번 분할과 편입 과정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와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처음으로 지주사인 CJ(주)의 지분을 각각 1.1%와 2.8%를 가지게 된다. 경영 승계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향후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 부장은 지주사 지분율 확보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오너인 이재현 회장이 오랜 지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만큼 경영 참여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목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목하고 있는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해소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높은 오너가의 지분율과 17% 대의 내부거래량으로 공정위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이번 IT부문의 분할과 지주사 편입으로 오너일가의 지분이 사라지게 됨에 따라 감시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다만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CJ의 신규 자회사가 돼 다시 감시대상이 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에 대해 CJ그룹측은 “SI기업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지만, 향후 신사업 추진 등으로 외부 매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부문은 분할 전 2018년 매출 7075억원, 영업익 473억원(영업이익률 6.7%)을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 향후 5년 이내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마지막 목적은 올리브영에 대한 성장 모멘텀 확보다. 올리브영은 1999년 CJ제일제당 내 사업부로 시작해 2002년 CJ올리브영 법인을 세워 분리됐다. 2014년 CJ시스템즈와 합병해 CJ올리브네트웍스로 사명을 변경해 지금에 이르렀다.

국내 최초의 드럭스토어로 H&B(헬스&뷰티)사업 개념을 처음으로 확립한 기업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그러나 최근 H&B 분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점당 매출이 줄어드는 등 고비가 찾아왔다. 특히 이번 분할을 통해 다시 분리되면서 매각 등의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의 전망도 있다.

그러나 CJ그룹 측은 “올리브영의 매각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J그룹은 올리브영의 지분율 55%를 유지하게 되고, 외자 유치 및 상장 역시 경영권을 유지하는 선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올리브영을 글로벌 유수 유통 플랫폼과의 제휴, 동남아 중심 신규시장 진출 등 글로벌 및 온라인 중심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번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해 6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4월 30일 공고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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