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타깃의 'SynKIR-310' 임상도 순항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HLB가 간암 신약의 미국 허가가 한 차례 연기되면서 된서리를 맞았지만, 담관암 신약 등 하반기 잇따른 호재에 따라 리레이팅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LB이노베이션의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Verismo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고형암 CAR-T 치료제는 HLB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제약사도 정복하지 못 했던 고형암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서다.
14일 HLB에 따르면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SynKIR-110'의 인체 대상 임상 1상 저용량 코호트의 개념검증(PoC) 데이터에 대해 최대내약용량(MTD)과 임상 2상 권장용량(RP2D)을 평가하기 위한 증량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발표될 고형암 CAR-T 데이터가 추가 유효성을 확보하면, HLB 기업가치는 간암 신약 허가 지연 공백을 메울만큼 재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SynKIR-110는 혈액암 중심으로 편성된 글로벌 암 치료 시장 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고형암 치료 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킴리아·예스카타 등 6종 CAR-T 치료제는 모두 백혈병·림프종 등 혈액암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서다. 반면 전체 암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형암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CAR-T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바이오엔텍·아스텔라스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개발 중이지만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고형암 시장은 위암·폐암·난소암·간암 등 고형암에서 비정상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메조텔린(Mesothelin)'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암 환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반면, 종양 미세환경 등 물리적 장벽이나 암세포 표면 항원의 이질성 등의 이유로 세포가 금방 기능을 잃는 'T세포 탈진(Exhaustion)' 현상을 극복하지 못해 한계에 부딛혔다.
SynKIR-110는 암세포에 결합할 때만 신호가 켜지도록 설계해 T세포 탈진을 막는 'KIR-CAR' 플랫폼을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세포 지속성을 높여 기존 방식보다 빠르고 깊은 항종양 효과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HLB는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AACR의 최고 권위 세션인 임상시험 플래너리(CTPL)에서 구두 발표 방식으로 SynKIR-110의 최초 인체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난소암·중피종·담관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저용량 코호트 9명 중 4명에게서 종양 감소가 나타났으며, 투여 용량이 증가할수록 효능 신호가 더욱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메조텔린 발현 고형암 환자가 기존 항암 화학요법에 실패한 후 선택하는 표준 치료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10명 중 1명 수준이다.
특히 전체 평가 대상자 9명 기준 질병통제율(DCR)은 55.6%를 기록했으며, 용량을 높인 코호트 3군에 속한 환자 2명 중 1명은 면역반응평가기준(iRECIST)상 부분반응(PR)을 나타낸 뒤 6개월 추적 관찰 시점까지 이 반응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량제한독성(DLT)이나 임상 중단 기준에 부합하는 이상반응은 없었다. 신경독성(ICANS)도 발생하지 않았다. 3명에게 나타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은 모두 안전하게 관리가 가능한 2등급 이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암 연구기관에서도 도출하지 못한 사례여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 등 글로벌 암 연구·면역항암기관에서 진행한 초기 메조텔린 CAR-T 임상에 따르면 키트루다 등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하지 않은 단독 투여 시 초기 반응률은 최대 10% 수준을 기록했다.
혈액암을 타깃으로 한 'SynKIR-310' 임상도 순항 중이다. AACR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된 이번 임상 데이터는 킴리아·에스카타 컨스트럭 등 기존 2세대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와의 직접 비교 연구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 1상의 초기 데이터가 공개됐다. 다기관 오픈라벨 임상 1상에서 재발·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B-NHL)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HLB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간암 신약의 미국 허가 지연은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이나 치료 효과와 무관한 제조소 품질관리 이슈에서 비롯한 이슈"라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포함한 그룹 내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