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업체서 200만원씩 쪼개면 서류 면제…7일간 타 대부업자 대출까지 합산으로 막는다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저렴한 공유오피스를 빌려 대부업을 등록한 뒤 등록증을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넘기는 편법이 성행하면서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대부업 등록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여러 업체가 소액 대출을 나눠 실행하는 '쪼개기 대출'도 차단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의 후속 조치다.
편법 등록의 수법은 단순하다. 이용료가 저렴한 공유오피스를 임차해 대부업을 등록한 뒤 등록증을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대부업 등록증이 있으면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어 불법업자들이 선호해온 수법이다. 등록은 정식으로 했지만 실제 영업은 불법사금융이 이뤄지는 구조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사례에서는 실체도 없는 업체들이 공유오피스 주소만 빌려 등록을 마친 뒤 곧바로 불법 대출 영업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정안은 이 허점을 원천 차단한다. 앞으로 대부업 고정사업장은 일반 이용자가 자유롭게 방문·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한정된다. 공유오피스처럼 이용료를 내고 빌리는 임시 사무 공간은 사실상 고정사업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게 된다. 다른 대부업체가 이미 고정사업장으로 사용 중인 장소도 등록 대상에서 제외된다. 같은 공간에 여러 대부업체가 등록해 등록증을 찍어내는 방식도 막는 것이다.
쪼개기 대출도 동시에 차단한다. 현행법상 대부업자는 대부계약 체결 전 이용자의 소득·재산·부채상황에 관한 증명서류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청년·고령층은 100만원 이하, 그 외 이용자는 3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의 경우 서류 징구 의무가 면제된다. 일부 대부업체는 이 예외 규정을 악용해왔다. 이용자가 1000만원을 빌리려는 경우 5개 대부업체가 각각 200만원씩 나눠 대출하면 소득·부채 확인 없이 대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개정안은 증명서류 징구 의무 면제 기준 금액을 산정할 때 계약 체결일 기준 최근 7일간 다른 대부업자로부터 빌린 금액까지 합산하도록 했다. 7일 이내 여러 업체에서 소액 대출을 나눠 받은 금액을 모두 더해 면제 기준 초과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다.
불법사금융에 이용된 전화번호 차단 절차도 빨라진다. 현재는 일선 경찰서가 불법추심·불법대부·불법대부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확인해도 경찰청장을 거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용중지를 요청해야 해 시간이 걸렸다. 앞으로는 지방경찰청장과 경찰서장도 과기정통부에 직접 이용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수사 현장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금융위는 입법예고 이후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개정 절차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22일 시행된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기존 대부업체가 2027년 7월 22일까지 강화된 자기자본 등 등록 요건을 갖추도록 지도한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권이 강화된 등록 요건을 적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지도해 대부시장을 건전화하겠다"며 "불법사금융 근절 범부처 TF를 통해 피해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집행 필요사항도 지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