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영업이익 145조원 가능성" 언급...젠슨 황 등 미국 빅테크 CEO 연쇄 회동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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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하이닉스 영업이익 145조원 가능성" 언급...젠슨 황 등 미국 빅테크 CEO 연쇄 회동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6.02.23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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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서 제5회 TPD 행사…"구조적 불확실성의 시대, 적응이 생존"
-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 "메모리를 못 줘서 미안하다고 인사하러 간 것"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00억달러(약 145조원) 돌파 가능성을 언급했다. 

AI(인공지능) 인프라 수요 급증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을 바꾸며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산업 전반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제5회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 TPD) 행사에서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AI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괴물 칩(monster chip)'으로 부르며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며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HBM은 D램 칩을 쌓아 높은 대역폭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공급, 더 큰 연산 성능을 내도록 하는 메모리 기술이다. 최태원 회장이 언급한 제품은 16개 칩을 적층한 최신 HBM4(6세대)다.

최태원 회장은 "요즘 이 몬스터 칩이야말로 우리 회사에 진짜 큰돈을 벌어다 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특파원단 공동취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특파원단 공동취재]

최태원 회장은 다만 AI 기업들의 수요 급증에 따른 HBM의 "부족 현상(shortage)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HBM의 마진은 60%인데, 일반 칩의 마진은 80%"라며 "이것이 하나의 왜곡(distortion)"이라고 지적했다.

AI 기업들의 수요 대비 공급량이 올해도 30% 넘게 부족하며, AI 인프라가 메모리칩을 모두 흡수하는 탓에 비(非) AI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마진 역전 현상 등 시장에 여러 가지 문제를 파생하고 있다는 게 최태원 회장의 설명이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과 관련해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영업이익이 50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됐고, 지난달에는 700억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며 "지금 새로운 예상치는 1000억달러가 넘을 수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7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했다. 최태원 회장은 "정말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동시에 1000억달러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며 "변동성이 매우 크고, 신기술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없앨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 1년 단위 계획조차 의미가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태원 회장은 "PC 회사나 스마트폰 제조사들조차 예전만큼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아마도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부족 현상이 세계의 산업 구조를 완전히 다르게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태원 회장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AI 산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에너지(전력)를 필요로 하고, 이 때문에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력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재난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는 또 하나의 큰 문제이자, 사회 전체의 큰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AI 인프라를 만들려면 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 됐으니 뉴 에너지의 소스(신 에너지원)가 필요하다"며 "그걸 만들어내는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센터를 만들려면 다 기가(giga) 단위의 일이다. 데이터센터 센터 하나에 원자력 발전소 하나씩 매치해야 할 정도"라고 AI 산업에서 환경까지 고려한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AI 솔루션 공급사'를 지향하는 SK가 미국에 설립하려는 'AI 컴퍼니'(가칭 AI Co.)는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 테크놀로지가 계속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투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AI 컴퍼니'는 "자체 연구개발(R&D)도 당연히 할 것"이라면서도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R&D의 종류가 따로 있고, 미국의 시스템이나 특정 기술 분야는 미국에서 수행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SK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구축하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에 대해 "사이즈가 큰 것은 아니다. R&D 중심으로 돌아갈 상황이 훨씬 크다"고 예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SK]

한편, 최태원 회장은 동북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TPD 행사 취지와 관련해 "지정학은 정치의 문제이자, 기술 자원의 문제이고 사람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가 직면한 힘들은 더 이상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규정하는 구조적 현실이 됐다"며 "거센 움직임의 시기에는 가장 강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잘 적응하는 존재가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분열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이런 적응의 필요성을 보고 있다. 우리는 많은 이들이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부르는, 구조적 불확실성의 시대를 항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태원 회장은 "이 전환기에 한·미·일 3국이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앞으로의 질서를 결정할 것"이라며 전 세계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AI를 중심으로 한 이들 3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데 대한 견해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판결문을 보고 나중에 한 번 말씀드릴 수 있는지 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대만이 TSMC의 대미(對美) 투자액에 따라 관세를 낮추기로 미국과 무역 합의를 한 것과 관련해선 "(대법원 판결 등) 이 얘기가 어디로 가는지를 다 보고 난 다음에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국과 미국 간 무역·안보 분야의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이후 투자 이행을 둘러싼 세부 협상이 진행 중인 데 대해선 "코리아가 원팀이 돼서 이런 문제들을 잘 소화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 체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 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CEO와의 연쇄 회동 배경도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메모리를 못 줘서 미안하다고 인사하러 간 것"이라면서 "지금은 고객사가 원하는 만큼 메모리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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