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그룹 창업주 최병오 회장은 누구인가
실질 경영 전면에 선 2세 최준호 부회장…‘글로벌 전략’ 책임자
“경영 책임은 누구에게”…신사업 리스크 관리 공백 지적
수차례 질의에도 ‘묵묵부답’…소통 책임 논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패션그룹 형지 계열사 형지글로벌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추진과 대규모 유상증자를 동시에 꺼내 들면서 ‘재무 방어보다 이벤트성 사업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코인 발행 계획은 반년 넘게 구체화되지 않은 반면, 현금난 해소를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에서는 “재무 부담을 키운 채 위험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지글로벌은 지난해 7월 ‘형지코인’과 간편결제 플랫폼 ‘형지페이’ 구상을 발표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상까지 내놓으며 신사업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라이선스 취득, 파트너십, 준비금 구조 등 핵심 로드맵은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최대 관문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지급결제 라이선스, 특히 MPI(대규모 지급결제기관) 인가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 발표, 후 준비’식 접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액 100%를 현금성 자산으로 별도 예치해야 하는 구조여서 막대한 유동성 여력이 필수다.
“현금은 부족한데 준비금 사업까지”…재무 체력 한계 논란
문제는 형지글로벌의 재무 체력이 이 조건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분기 기준 연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00억원 안팎인 반면, 유동부채는 2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본업에서 현금이 유출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19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발행가는 주가 대비 30% 이상 할인된 수준으로 확정됐다. 조달 목적은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지만, 시장에서는 “증자를 해도 단기 유동성 압박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등락 반복한 주가…“테마 기대에 휘둘린다” 지적
형지글로벌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직후 단기간에 300% 이상 급등했다가, 전환사채(CB) 물량 출회 이후 급락하는 흐름을 반복했다. 재무 개선보다 코인 테마 기대감에 주가가 반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유상증자를 앞둔 시점에 코인 사업 구상이 다시 거론된 점을 두고 “증자 흥행을 위한 기대감 부풀리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러나 준비금 구조, 금융기관 협력, 외부 감사 체계 등 핵심 조건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술보다 재무 신뢰가 먼저”라며 “현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준비금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형지그룹 창업주 최병오 회장은 누구인가
형지그룹의 실질적 창업주이자 총수는 최병오 회장이다. 최 회장은 1953년 부산 출생으로, 1982년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의류 소상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등 17개 브랜드, 2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패션그룹형지를 국내 대표 여성복 기업으로 키웠다.
여성 캐주얼 시장의 대중화와 중저가 브랜드 확대를 통해 ‘블루오션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연)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ESG포럼 회장,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회장 등을 맡으며 섬유·패션 업계 대표 인사로 활동해왔다.
2023년에는 섬산연 제16대 회장으로 추대되며 업계 정책·산업 구조 개편 논의의 중심에도 서 있다.
실질 경영 전면에 선 2세 최준호 부회장…‘글로벌 전략’ 책임자
하지만 최근 그룹 경영 전면에는 2세 경영자인 최준호 부회장이 나서 있다. 최 부회장은 최병오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글로벌 형지’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 유럽 시장을 직접 돌며 해외 파트너십 확대에 나섰고, 미국 LA에 까스텔바작 1호점을 열며 북미 진출을 본격화했다. 중국 최대 수출기업 디샹그룹과 협력해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으며, 인도네시아 생산기지 투자와 추가 부지 확보도 추진 중이다.
형지글로벌의 해외 법인 설립과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 역시 이 같은 2세 경영 체제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경영 책임은 누구에게”…신사업 리스크 관리 공백 지적
시장에서는 형지글로벌의 코인 사업과 유상증자 논란을 단순 계열사 문제가 아닌, 그룹 차원의 전략 판단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실질 경영을 맡고 있는 최준호 부회장이 글로벌 확장 전략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형지글로벌의 무리한 신사업 추진과 재무 리스크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 역시 그룹 차원에서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기술보다 재무 신뢰가 핵심인데,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계열사가 준비금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며 “신사업 추진 주체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차례 질의에도 ‘묵묵부답’…소통 책임 논란
본지는 형지글로벌의 코인 사업 진행 상황, 싱가포르 라이선스 취득 여부, 준비금 조달 구조, 유상증자 자금 사용 계획, 그리고 최병오 회장과 최준호 부회장의 의사결정 책임 구조와 관련해 형지그룹 홍보 담당 임원과 회사 측에 수차례 공식 질의를 전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질의 내용을 열람한 이후에도 현재까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과 고위험 신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도 투자자와 시장에 대한 설명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자금 조달, 주식가치 희석, 그리고 소통 부재가 반복되면 기업 신뢰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