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캐롯손해보험 흡수합병, 인도네시아 법인 부진
금융당국, 한화생명 내부통제 부실 지적에 한화생명, 책무구조도 시범 도입 등 적극 대응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본규제 개편에 나서면서 한화생명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전성 뿐만 아니라 캐롯손해보험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수익성 부진,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부실 지적 등에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평가가 늘고 있다. 이에 한화생명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 도입 시범운영에 참가하고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생명, 건전성 위태... 한기평 “자본성 증권 의존도 문제”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이하 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3.7%에 달했다.
현재 보험사 대상 킥스 비율 권고기준인 150%는 넘지만, 이는 전년인 2023년 말의 183.8%보다 20.1%포인트(p) 하락한 수치고, 경쟁사인 삼성생명(193.5%)과 교보생명(164.2%)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 자본규제 개편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의무 준수기준으로 도입하고, 공시를 강화해 자본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보험사들이 킥스 비율 관리를 위해 앞다퉈 자본성 증권 발행에 나서면서 오히려 이자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 기본자본을 기준으로 하는 킥스 비율을 도입해 자본의 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대체로 100%를 상회하는 대형 생명보험사들과 비교했을때 현저히 낮은 수준인 79%를 기록한다. 삼성생명의 경우 156%, 교보생명의 105%를 생각했을 때 상당한 격차가 있다.
다른 중대형 생보사같은 경우도 신한라이프(145%), KB라이프(191%), 미래에셋생명(177%) 등 다들 100%를 넘는 수준이며 그나마 넘지 않는 농협생명의 경우도 95%에 달해 한화생명과 차이가 크다.
최근 생보사 건전성 지표 하락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금융당국의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 강화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요인은 모든 보험사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한화생명의 건전성 지표가 유달리 낮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생명의 경우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70%대로 대형사 피어(Peer) 그룹 내 상대적 열위에 위치한다”며 “총자본 킥스 비율 자체가 경쟁사 평균 대비 낮은데다 자본성 증권 의존도도 높은 것이 주된 사유”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능력 의문... 한화생명, 내부통제 강화 나서
이에 ‘3세’ 경영자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동원 사장은 김승연 회장의 둘째 아들로 2014년 한화생명에 입사했다. 현재는 최고 글로벌책임자(CGO) 직함을 갖고 있는 미등기임원으로 입사 후 10여년간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두 가지 굵직한 과제를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자본 투자도 적극적으로 단행했다.
다만 성과는 부진하다는 평가다. 2019년 선을 보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6년 내 손실을 이어간 끝에 모회사인 한화손보가 흡수합병을 저울질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진출 사업도 늪에 빠져 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64억58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도 순이익 규모가 2023년 149억2700만원에서 지난해 49억5500만원으로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인도네시아 생보사에서 발생한 손실은 리포손해보험 지분 인수에 따른 투자손익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생명은 건전성 문제 외에도 내부통제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공시에서 “한화 금융복합기업집단이 위험 분석·관리 업무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한화저축은행 지분 인수 과정에서도 법률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면서 "지배구조 변경 관련 법률 리스크 검토를 강화하길 바란다”고 밝히며 경영유의 6건과 개선사항 6건을 조치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보험사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2년 금감원으로부터 3건의 제재를 받았지만 2023년에는 4건, 지난해는 6건으로 지속 증가했다. 지난해 총 과징금 규모는 7억7600만원으로, 금감원이 생보사에 부과한 과징금 중 4번째로 큰 규모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경영인정기보험 불건전 영업 행위가 불거지며 내부통제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경영인정기보험 관련 조사를 실시하며 한화생명이 감독당국 모니터링 기간 동안 644건(초회보험료 22억5200만원)을 판매해 생보사 총 판매규모(1963건·692억3300만원)의 32.5%를 차지했고 실적 증가율도 직전 달 일평균 대비 152.3% 상승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화생명이 해당기간 중 지급한 평균 모집수수료(GA지급 기준)는 초회보험료의 872.7%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정 건의 경우 1053.0%(초회보험료 2900만원·수수료 3억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된 감독당국의 지적에 한화생명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관 변경을 승인안을 의결했다.
또한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 시범운영에 참가하고, 판매 관행과 상품·서비스 품질 등을 점검하기 위해 시행하는 미스터리쇼핑(암행평가)을 확대하는 등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