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10곳 중 8곳 민간의료보험 가입...‘건강보험 자구책’이라지만 형평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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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10곳 중 8곳 민간의료보험 가입...‘건강보험 자구책’이라지만 형평성은?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7.2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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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80.6%(4944가구) 민간 보험 가입
의료소비 증가에 재정악화, 의료보험 계층화 초래
올 연말까지 4세대 실손보험 전환혜택을 받을 수 있다[출처=Pixabay]
[출처=Pixabay]

우리나라 가계의 민간의료보험 가입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제도에도 가계 10곳 중 8곳은 질병·암 보험 등 민간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간의료보험은 개인과 그 가족의 진료비 부담 축소를 위해 구매 의사와 구매 능력이 있는 개인이 금융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자 공공보험(국민건강보험)에서 부분적으로 부과되는 진료비에 대한 지불수단을 의미한다.

28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2020년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1)에 따르면 한국의료패널 조사에 참여한 전체 6134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현황을 파악한 결과 2020년 기준 4944가구(80.6%)가 최소 1개 이상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구당 평균 4.7개의 보험에 가입해있다. 정액형 보험은 81.0%, 실손형 보험 40.2%다. 보장 유형은 질병보험 82.5%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암 보험 78.5% 상해보험 68.7% 등의 순이다.

매달 나가는 평균 보험료는 28만3000원(정액형 가구 월 31만5000원, 실손형 월 32만9000원)이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은 고액의 의료비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건강안전망인 건강보험제도의 보장 수준은 60%에 불과한 탓이다.

다만 우려도 나온다. 의료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의료보험을 계층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제기된다.

실손의료보험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실제 발생한 비용을 보장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민간 보험 활성화는 의료 소비의 증가를 유발해 공공 의료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의료서비스 접근성의 증가가 재력을 보유한 계층에서만 불균등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할 수 있어 형평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구소득 순위가 높을수록 가입 평균 납입 보험료가 높고, 가입 개수가 많았다.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14만9213원(2.7개), 2분위 19만7701원(3.3개), 3분위 25만5393원(4.3개), 4분위 31만2644원(5.1개), 5분위 35만9807원(5.8개)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으면 높을수록 많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의료 소비와 보험금 수령에도 차이를 보였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연평균 185만1000원을 의료비로 사용했다. 1분위 가구는 110만4000원, 5분위 가구는 225만2000원을 의료비로 지출했다.

보험금을 받은 가입 가구를 소득 분위별로 분석했을 때도 1분위 가구는 5.9%, 5분위 가구 39.3%로 고소득 가구가 33.4%p 높았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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