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채권 상각결정으로 '본드런' 발생하나?..."채권시장 위축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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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채권 상각결정으로 '본드런' 발생하나?..."채권시장 위축 가능성 높아"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3.03.2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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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SUISSE.[사진=CS홈페이지]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약 3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완전 상각이 이뤄지면서 '본드런'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수의 경우 주주 가치를 일부 보전했음에도(CS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기로 결정) 채권 가치를 우선 소멸시키고 있어 채권 투자자들에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기때문이다.  이번에 상각된 AT1 규모는 지난 2017년 스페인 포플라 은행의 AT1 상각 규모 대비 10배 이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관례상 기업 파산 시 주주들의 변제순위는 가장 후순위이며 채권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우선시됐다"며 "AT1의 성격이 리스크 발생 시 손실흡수를하기 위해 존재하는 채권이기는 하지만, 스위스 금융당국의 상각결정은 금융권 전반으로 파급효과를 발생시켜 채권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크레디트스위스의 170억 달러 규모 AT1 채권에 대한 상각 결정이 AT1채권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유럽 AT1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지만 전세계 AT1 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AT1은 은행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우발전환사채로 은행의 자본 비율이 사전 정의된 임곗값 아래로 떨어지면 AT1 채권 투자자는 원금을 잃거나 투자금이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WSJ에 따르면 글로벌 AT1 규모는 2,750억달러에 육박한다며, 이 규모의 채권이 위협받는다면 AT1의 대량 투매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며 "게다가 이렇게 한번 이슈가 불거진 이상 향후 신종자본증권의 고유 리스크 (”상각 가능 조건”)에 대한 충분한 비용이 요구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한 이 연구원은 "두번째 타격은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위험 채권에 나타날 것이다, 즉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안전 자산 선호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시, 고위험군 회사에 대한 투자는 더욱 빠르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가파른 조달비용 증가에 기업들은 신용 경색을 겪고 최악은 도미노 부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하이일드 채권은 신종자본증권과는 달라 이벤트 발생에 따른 소멸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높은 이자를 찾아 하이일드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부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S 리스크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CS발 신용불안이 충분히 진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배경에는 인수와 관련해 CS 채권 손실 문제가 새롭게 대두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CS가 발행한 AT1채권에 투자한 각종 기관이 막대한 손실을 안게 되면서 CS 부실이 전방위로 확산할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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