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눈덩이 적자로 지속성 우려↑···"소비자 수용성 제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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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눈덩이 적자로 지속성 우려↑···"소비자 수용성 제고해야"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2.07.12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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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손보험 손해율 급증...지속성 측면에서 구조적 문제 직면
- 향후 보험사 건전성과 소비자 수용성 모두 문제 가능성 높아
- 국민건강보험과 민영보험 간 역할 재정립도 연구 필요
실손보험의 위기 극복을 위해 소비자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출처=픽사베이]

 

높은 손해율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손보험에 대해 소비자의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2일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장기요양보험 사례가 국내 실손의료보험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장기요양보험 구조조정 사례 분석을 참고해 이같은 장기과제를 내놨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는 등 기존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은 되레 악화됐다"며 "실손보험 판매 중단에 나선 보험사들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개선 등 다각도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우려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100%를 넘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도 132.3%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3월까지 손해보험회사 3곳(AXA손보, ACE손보, AIG손보)과 생명보험회사 9곳((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DB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ABL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임 위원은 국내 실손보험 보다 좀 더 앞서서 구조적 적자 문제와 시장 철수를 경험했던 해외사례로 미국의 장기요양보험을 주목했다. 미국 장기요양보험은 간병과 제반 서비스 비용을 특정 한도로 보장해주는 보험 상품으로 현재 국내 실손보험 상황과 유사성을 띠고 있어서다.

 

실제 미국 장기요양보험 신규 판매 건수는 지난 2002년 75만4000건을 기록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0년에는 4만9000건으로까지 줄었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다수의 보험회사가 판매를 중단하고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2002년 102개이던 장기요양보험회사 수가 2012년에는 12개로 감소했다.

이같은 미국 장기요양보험회사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는 처음 상품 개발 당시에 가정했던 것에 비해 이자율과 해지율은 낮아지고 사망률은 개선됐으며 질병률은 악화된데 기인했다. 아울러 이같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고 언더라이팅과 보험료 지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시장은 더욱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임 위원은 "미국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2000년 초반에는 보험사의 건전성이 이슈였으나 이후 2010년부터는 보험사 건전성뿐만 아니라 소비자 수용성도 주요 이슈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실손보험은 도입 초기 주로 소비자 수용성이 초점이 맞춰졌고 최근에는 보험사의 건전성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미국 장기요양보험 사례를 참고할 때 향후 보험사 건전성과 소비자 수용성이 모두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보험회사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보험료 인상이나 보장 축소 노력과 더불어 소비자의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혁신적인 상품개발 및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에 대한 연구도 지금부터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실손의료보험 사업 적자가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해당 사업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임 위원은 "미국의 경우 장기요양보험의 건전성과 수용성 제고 노력과 함께 민영 장기요양보험 이외의 다른 파이낸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되고 있다"며 "국내 실손의료보험의 건전성과 수용성 제고에 한계가 있을 경우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과 민영건강보험 간 역할 재정립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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