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클릭' 따라 광고비 책정한 배민...'우리가게클릭’ 도입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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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클릭' 따라 광고비 책정한 배민...'우리가게클릭’ 도입 배경은?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04.20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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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28일 새 수수료 시스템 '우리가게클릭' 도입 예정
주문 발생 없이 '클릭'만으로 광고비 부과
수수료체계 상대화 통해 성장동력 탐색, 소비자 선택폭 감소 우려도

배달의민족(배민)이 새로운 광고시스템 ‘우리가게클릭’을 도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국회와 배민 본사 집회를 예고하는 등 즉각 반발에 나섰다. 배민이 자영업자들의 반감에도 ‘클릭광고’를 도입하려는 배경을 <녹색경제신문>이 살펴본다.

[사진=배달의민족]
[사진=배달의민족]

클릭 한번에 600원…자영업자 “과도하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이 28일 출시 예정인 ‘우리가게클릭’을 둘러싸고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우리가게클릭은 실제 주문이 발생하지 않아도 클릭만으로 광고비를 부과한다. 점주가 광고비를 최대 300만원 예치하고 클릭당 200~600원 차감되는 방식이다. 클릭당 차감금액은 점주가 결정하며 광고비에 비례해 광고 노출기준이 결정된다.

비회원 로그인 상태에서의 클릭도 광고비에 측정된다. 게다가 광고비는 고정비가 아니기 때문에 점주간 경쟁을 통해 차츰 상향조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에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광고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신모(26세)씨는 “배달수수료도 원가 30%를 넘는데 주문이 발생되지 않아도 돈을 내라니 과도하다”면서 “광고노출 기준이 상대적이라 설령 광고비를 더 지불해도 점주 입장에서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20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국회와 배민 본사 등 집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자영업자 단체는 플랫폼 탈퇴 운동과 더불어 5월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 집회를 추진할 것이라 전했다.

배민이 ‘클릭광고’를 도입하려는 이유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배민은 클릭광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모바일 플랫폼의 구조적인 수익성 한계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배민은 정액제 ‘울트라콜’과 주문발생시 부과되는 ‘오픈리스트’ 및 ‘배민1’을 운영해왔다.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는 배민 앱 화면 특정 공간에 노출된다. 다만 모바일 앱은 지면 크기의 한계가 있어 비약적인 수익증대가 어렵다.

또한 주문발생을 기준으로 수수료가 적용되면 총 주문량이 급증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광고비를 부과하기 어렵다. 특정 점주의 주문량이 늘어도 그 만큼 타점주의 주문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배민이 가져가는 수수료 총액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문량 총량을 늘리려면 배달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해외시장 수요까지 확장해야 하는데 업계 특성상 쉽지 않다. 요컨대 현재 배민의 수수료체계는 플랫폼 성장에 비례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이에 배민은 클릭이 가진 경제적 ‘비경합성’에 주목했다. 주문은 소비자가 특정 점주를 선택하면 다른 점주는 배제되는 ‘경합성’이 특징이다. 따라서 광고비 총액은 판매자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반면 클릭은 소비자가 특정 점주를 선택해도 다른 점주를 배제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클릭은 돈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수료 총액은 구매자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즉 배민의 클릭광고는 수수료 측정 기준을 전국민 단위로 확대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20일 “배민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시장포화 상태에서 사업구조상 해외 수요까지 확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절대적인 이윤확대가 어려우니 내부적인 수수료체계의 상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 배민은 신규 판매자 유입을 위해 상위 플랫폼에 수수료 수입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취하다 독점체계가 어느정도 완성되니 중간규모 업체들 모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시도”라며 “배민이 입점업체에 수수료 시스템을 강요하고 이탈업체가 늘어나면 결국 소비자의 선택폭이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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