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보험사, 'ZOOM' 화상통화로 보험가입?···"장점 많지만 사생활 침해 문제 해소가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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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보험사, 'ZOOM' 화상통화로 보험가입?···"장점 많지만 사생활 침해 문제 해소가 선결과제"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06.22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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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대면영업 제한에 화상통화 통한 보험모집 관심 증대
- 화상통화 보험모집, 시간적·공간적 제약 해소, 고객 상품이해도 개선 효과
- 개인정보 유출, 사이버보안 사고 위험 노출 가능성 높아 보안관리체계 구축 선결요건
비대면채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화상통화 방식의 보험모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사진=픽사베이]

 

IT 기술 발전에 따른 보험산업의 디지털화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비대면채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화상통화를 통한 보험모집에 관심이 증대되는 모양새다. 다만 화상모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침해 문제 해소 등의 방안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트랜드와 함께 보험모집의 전통적인 대면채널이 아닌 온라인채널 등 비대면채널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새로운 경제활동 패턴으로 자리잡은 비대면 소비 수요에 따라 보험사들은 새로운 판매채널 발굴과 영업경쟁력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과 홍콩에서는 줌(ZOOM), MS 팀즈(MS Teams)와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소비자가 보험모집인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보험상품 상담 및 청약이 가능한 새로운 보험모집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 금융감독당국도 보험모집 시 화상통화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화상통화 보험모집 모범규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새로운 판매채널에 대한 고민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보험모집 업무에 있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캡제미니(Capgemini)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전 보험회사 웹사이트나 앱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각각 22%, 18%였으나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4~5월에는 27%, 21%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각각 35%와 30%에 달했다.

국내 보험모집시장의 경우 아직 자동차보험을 제외하고는 대면채널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나 디지털 경제 확산으로 비대면채널을 통한 보험모집의 중요성은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의 경우 비대면채널을 통한 모집비중은 지난 2010년 0.4%에서 작년에는 1.2%로 소폭 증가했으나 상품특성이 비교적 간단한 자동차보험은 같은 기간 내 20.4%에서 43.2%로 크게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따른 대면영업 제한으로 화상통화를 이용한 새로운 보험모집 방식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화상모집은 보험모집인과 고객이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는 인터넷이나 전화와 같은 비대면모집에 가깝다. 하지만 이는 실시간으로 시각적인 의사소통이 동반되고 있어 대면모집과 유사한 성격을 띤다.

아직 해외에서도 화상통화를 통한 보험모집 방식은 초기 단계다. 홍콩은 규제샌드박스(Insurtech Sand box)를 통해 시범운영 중이며 일본은 화상모집과 관련한 감독규정을 정비 중이다.

일본의 Manulife, Gibralta, 손보재팬 등은 지난해 ZOOM, MS Teams, 자사 시스템 등을 활용해 고객이 영업직원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보험상품 상담 및 청약이 가능하도록 '온라인 보험상담 모집절차'를 마련했다.

보험모집은 보험회사에서 자체 운영시스템 링크를 보험계약자에게 전송하거나 일반 디지털플랫폼을 사용해 보험계약자가 화상회의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화면공유 기능을 통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게 되는 방식이다.

김 연구위원은 화상통화를 활용한 보험모집이 허용될 경우 기존의 전통적인 대면채널의 기능을 보완하면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대면설계사가 담당해왔던 모집 방식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받아왔으나 화상통화 방식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설계사 채널이 AI방식의 보험모집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보험연구원]

또한 소비자와 판매자 간 상호작용 증진이나 고객의 상품이해도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기존 CM(사이버마케팅)모집에서의 판매자와 소비자 간 실시간 의사소통 한계점을 개선할 수 있으며 시각적 자료가 병행된다는 점에서는 음성전달만 이뤄지는 TM(텔레마케팅)모집 방식보다 고객의 상품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화상모집 과정에서 우려되는 사생활 침해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집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상담과정을 녹화하거나 녹취할 경우 사생활 침해, 초상권 침해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어 결국 보험모집과정에서의 고객편의성을 제고하면서 사생활 침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되는 것이다.

국내 금융당국에서도 음성전화 시 '녹음'하는 것처럼 '녹화'를 하는 경우 사생활 침래 우려 등 거부감이 커서 로그 기록 보관, 소비자 제공화면 보관 등 별도의 소비자 보호장치 마련을 고려중인 것도 그 이유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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