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금융 회장 레이스서 '외부인사' 김병호가 주목받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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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KB금융 회장 레이스서 '외부인사' 김병호가 주목받는 까닭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09.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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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가까이 커리어 공백 불구 "끝까지 간다" 의지 불태워
▲ 사진 왼쪽부터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 (사진 = KB금융그룹 제공)
▲ 사진 왼쪽부터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 (사진 = KB금융그룹 제공)

 

오는 16일 예정된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4인에 대한 인터뷰 등 본격적인 최종 후보 선출의 진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일한' KB 외부인사인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의 선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연임에 도전하는 윤종규 현 회장을 비롯해,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김병호 전 부회장을 제외한 숏리스트 3인은 모두 'KB맨'이다.

지난 2017년 회장 선임 과정에서 숏리스트에 올랐던 3인 중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과 양종희 KB손보 사장이 최종 인터뷰를 고사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김 전 부회장이 포함된 것은 윤종규 회장 3연임에 대한 세간의 눈초리를 불식시키기 위한 '들러리 세우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노조를 중심으로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회추위의 연락에 김 전 부회장은 최종 면접까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김병호 전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하나은행에선 기업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쳐 하나-외환 합병 당시 하나은행장을 지냈다.

이런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김 전 부회장은 3년 가까이 금융권을 떠나 있어 경력상 빈틈이 존재하며, 그 사이 금융의 패러다임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숏리트 포함 자체를 의아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부회장이 이번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레이스를 완주하기로 결심하기로 한 배경에는,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선임 과정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금융권 안팎으로 능력을 인정 받는 것임과 동시에 '커리어' 관리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때문이지 않겠느냐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김 전부회장이 쟁쟁한 KB 내부 현역 경영자들과 함께 숏리스트에 포함됐다는 것은 이런 세평을 넘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KB금융그룹의 회장 선임 과정은 지원자 중 롱리스트와 숏리스트 등의 절차를 걸쳐 적임자를 가르고 최종 후보를 추천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좀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실시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프로세스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운영해 오고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승계 절차 이행과 회장의 유고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장 후보자군(Long List)을 내/외부 후보군으로 구분하여 상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내부 후보자군은 다름 아닌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고 외부 후보자군은 서치펌 등 전문기관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로, 이들을 일종의 인재풀처럼 관리해 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후보자군의 경우 반기마다 새로운 후보를 추천 받아 기존 후보와 함께 평가해 후보에 넣는 방식인데, 이는 롱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관리한다는 의미다. 바로 이 허들을 김 전부회장은 넘어선 것이다.

숏리스트 후보가 확정되면 당사자들의 의사 파악 이후 각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포함한 본격적 최종 인선 절차에 들어간다.

한편, 일각에선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굳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4대 회장인 윤 회장을 제외하고 그동안 KB금융 회장직은 외부 인사가 내려왔단 점도 관심거리다.

1대 황영기 회장은 우리은행장 출신이며, 2대 어윤대 회장도 학계 출신으로 외부 인사였다. 3대 임영록 회장 역시 관료 출신이었다. 김 전 부회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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