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업계,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와 공존 결정... 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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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업계,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와 공존 결정... 그 배경은?
  • 박금재 기자
  • 승인 2019.10.28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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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경쟁 대신 '공존' 택해... 소비자들에겐 선택의 폭 넓어져
영화관만이 가진 최첨단 스크린 등 기술적 장점 부각... '윈-윈' 노린다
넷플릭스 로고.
넷플릭스 로고.

영화관업계와 넷플릭스 사이의 길고 길었던 힘싸움이 '공존'으로 방향을 틀어 나아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관업계는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경쟁에서 합의점을 찾고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영화관업계와 넷플릭스는 각각 독점적으로 '킬러 콘텐츠'를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아 왔다.

영화관업계는 마블 사의 블록버스터 등을 통해 단단한 성장세를 이어왔고,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크게 투자해 톡톡한 성과를 거뒀다. 

2019년 동안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 제작에만 약 1.8조원을 투자해 투자 규모 면에서 살펴보면 미국의 대표적 영화 제작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1조원을 투자한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콘텐츠 제작에 쏟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디즈니의 자체 OTT 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자체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영화 투자에 더욱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디즈니가 론칭할 OTT 서비스가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영화관업계에 '공존'의 손을 뻗어 콘텐츠 상영의 저변을 넓히려 하고 있다.

2019년 넷플릭스의 최대 기대작인 '아이리시맨'은 넷플릭스에서 11월 27일에 공개되는 것보다 앞서 11월 1일에 영화관에서 최초 상영된다.

영화관업계에서는 이렇게 시차를 둔 넷플릭스의 콘텐츠 공개 방식을 환영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스카 상'을 수상한 영화 '로마'와 또 다른 영화 '버드박스' 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먼저 상영을 시작하고 성공을 거둬 넷플릭스 상영 시작에도 탄력을 받은 바 있다.

OTT 서비스가 현재처럼 성공을 거두기 전에 일각에서는 OTT 서비스가 영화관업계를 위협하고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현재 영화관업계가 OTT 서비스의 성장에 대처하는 방식은 자연스레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공존의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관이 가진 무기는 콘텐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등장한 3D, 4DX, 최첨단 스크린 등은 영화관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고 이는 OTT 업계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좋은 콘텐츠가 출시됐을 때 영화관과 넷플릭스 두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다면 시청환경이 더 좋은 영화관에서 먼저 관람을 마치고 넷플릭스를 통해 두 번째 관람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영화관업계와 넷플릭스는 콘텐츠 공개 시점에 대한 합의점만 마련할 수 있다면 콘텐츠 시장에서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한편, 넷플릭스 이외에 OTT 기업들과 앞으로 탄생할 디즈니 사의 OTT 서비스가 보일 행보 또한 업계 관계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생 OTT 서비스들이 영화관 업계와 손잡지 않는다면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TT 서비스의 성장은 관람객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유료 케이블 방송의 치열한 경쟁이 유료방송 시장을 성장시키고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촉매가 됐다"며 "확대되는 OTT 사업자간의 경쟁도 OTT 시장을 성숙시키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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