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ESG 공시의무, 또 연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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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도의 ESG칼럼] ESG 공시의무, 또 연기해야 하나?
  •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 승인 2024.06.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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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의 ESG경영 현황과 과제 : ESG평가 결과 52% C등급(취약)이하, 취약한 수준의 ESG성과의 시급한 개선 필요
ESG공시의무, 또 다시 연기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 정부, 기업, 시민 사회의 협력을 통해 ESG생태계 구축과 선제적이고 능동적 대응

많은 상장기업들이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나 ESG보고서는 발행하고 있지만 ESG공시의무 의 시행은 또 연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상공회의소 등 4개 경제단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조 이상 자산규모 125상장사의 58.4%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정보 공시를 2028년부터 2030년 사이에 의무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변했다. 대기업 대다수가 ESG 정보 공개의무 시점을 2028년 이후로 미루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특히 2030년이 가장 선호하는 시기로 나타났다

재계는 ESG 공시 의무화에 지속적으로 연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예정된 2025년 공시 의무화 시기에 연기의견을 냈으며, 정부는 기업들의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여 의무화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그러나 EU, 미국 등 주요국에서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시, 탄소국경조정(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제도, 공급망 실사 등의 정책을 2025년부터 점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을 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ESG 정보 공시를 계속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들의 ESG경영 현황과 과제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투자자들의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그 일례로 유럽계 투자기관들이 기후위기 대응 미비 등을 우려로 포스코를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의 주식 보유율은 2023년 1월 기준 52%에서 현재 27.89%로 절반이상 줄었다.

우리기업이나 정부도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 유럽 국가 등에 비해 법규정이나 실행 수준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선, 한국 기업들은 ESG 정보 공시 시스템 및 관련 역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ESG 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또한 ESG 전문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문성 있는 ESG 경영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투자자들의 ESG 정보 활용도가 아직 미흡한 편인데, 이는 기업들의 ESG 성과 제고 동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한국 ESG기준원의 ESG 평가 결과 전체 기업 중 약 52%가 C등급(취약) 또는 D등급(매우 취약)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 평가에서도 우리기업들의 수준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낮은 편으로 평가받았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취약한 수준의 ESG 성과를 보이고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말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ESG 공시기준 초안을 공개했으며 5월부터 8월31일까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ESG공시의무, 또 다시 연기하는 것이 맞나

유럽연합(EU)이 글로벌 ESG 정책을 주도하면서 탈탄소 경제와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2021년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을 제시하고 지속가능경영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CSRD는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EU 내 모든 대기업과 상장 중소기업, 2029년부터는 비EU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위기 대응 관련하여 2025년 정보에 대하여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업들에게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였다. 그러나 여러 주와 에너지 기업 등이 SEC의 기후공시 규정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법정 소송이 제기되면서 보류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요구 등으로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후 관련 정보 공개가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 정부는 기업들의 준비기간 필요성을 인정하여 ESG 공시 의무화 시기를 2025년에서 2026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며 최근 재계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28년~2029년으로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연기 요구의 배경에는 ESG 경영과 데이터 공개를 위한 기업들의 준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ESG 관련 법규와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이에 맞춰 체계적인 ESG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마냥 연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은 ESG 대응을 부담스러운 의무나 책임으로 여기기보다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ESG는 단순히 외적인 압력이나 규제 대응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적인 경영전략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 기업, 시민 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적극 협력하여 ESG생태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정부는 ESG관련 법규정과 관련 인프라를 재구축하고 이행을 감독하며, 기업은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시민사회는 기업의 ESG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긍정적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이처럼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정부와 기업이 ESG 경영을 미래 경쟁력의 핵심 전략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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