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양자암호 기술 '각축전', 국제 표준화 ‘경쟁 구도’...SKT '장비개발', KT·LGU+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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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양자암호 기술 '각축전', 국제 표준화 ‘경쟁 구도’...SKT '장비개발', KT·LGU+ '표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3.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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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양자암호기술 5G에 도입 상용화 목전..."현존하는 통신 보안기술 중 최고, 상품화"

내달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의 상용화가 확실시 되면서, 함께 떠오른 분야가 있다. 바로 ‘양자암호통신’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통 3사는 이 기술에서 ‘국제 표준화’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표준이 되는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수익성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 완벽하게 상용화되지 못한 기술이기에 '국제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현존하는 통신 보안 기술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자'를 활용한 암호화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한다. 제3자가 중간에서 통신 정보를 가로채려고 시도할 때 송·수신자는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해킹할 수 없는 셈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2017년 '양자난수생성 칩'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해, 관련 기술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갤럭시 S10 5G’ 등 5G 단말기가 시중에 풀리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들이 서울 성수 교환국사에서 양자난수생성기가 적용된 가입자 인증서버를 점검하고 있다.

양자암호기술, 사물 인터넷 도입되는 5G 시대에 특화

양자암호 통신이 주목을 받는 배경엔 사물 인터넷(IoT)가 있다. 5G를 기반으로 거의 대부분의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되는 시대가 곧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냉장고, TV, 시계 등 생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가전을 앉아서 조작할 수 있는 생활이 곧 펼쳐진다.

이처럼 모든 사물과 사람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세상에선 그만큼 개인정보나 기업의 기밀이 유출되기 쉽다.

그러나 현재 LTE망 등에 사용되고 있는 보안체계는 약점이 많다. 불규칙해 보이는 일정한 패턴의 숫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직 이 보안체계를 해킹해 큰 손해를 끼친 사례는 보고되지 않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는 5년에서 10년 사이에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1억 배 빠른 컴퓨터로, 이를 통하면 수십 초 내에 현재 보안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하면, 암호에 패턴 자체가 없어서 이런 보안의 약점에서 벗어난다. 이런 장점 때문에 양자암호통신 시장은 급격한 성장이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는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이 오는 2025년 26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자암호통신 국제 표준화 마련, 이통 3사 경쟁구도

양자암호통신의 국제 표준화 과정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주관한다.

ITU는 전기통신 관련 세계 최고 국제기구로, 국제전기통신 및 국가별 통신정책의 조화와 관련하여 회원국 상호 간 국제 협력·규제 및 표준화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회의에서 ‘양자키 분배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신기술’ 2건을 제안했다. 이는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됐다.

SK텔레콤은 ITU-T에서 총 4건의 양자암호기술 관련 국제표준화 과제를 수행하게 됐다.

KT도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잠바브웨 빅토리아폴스에서 개최된 ITU-T에 참가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 연구보고서(Y.QKDN_FR)에 반영했다.

채택된 기술은 두 가지다. ①양자암호통신을 위해 필요한 통신 회선수를 1/2에서 1/3 수준으로 감소시키는 방안 ②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의 도청ㆍ장애 발생에 대비한 네트워크 관리하는 방법이다.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에서 개최된 국제 전기 통신 연합(ITU-T) 국제회의에 KT 김형수 박사(왼쪽)가 SG-13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KT와 함께 지난해 ITU-T에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제안해, 국제표준 초안으로 승인시켰다.

다만, LG유플러스는 국내 이통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화웨이 백도어 이슈로 소비자들로부터 보안성 우려에 대한 시선을 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11월 스페인 CC 인증기관에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전달해 보안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양자암호통신 디바이스에선 SK텔레콤이 선두...KT와 LG유플러스는 ‘검토 중’

양자암호통신 장비 개발엔 아직 SK텔레콤만 뛰어든 모양새다.

1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한동안 ITU 표준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이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기기 등을 접목해 상용화에 나서는 것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5G 등 새롭게 도입되는 망에 이 기술을 접목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양자암호통신 언론 브리핑을 열고, 현재 상용화 예정인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서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IDQ를 인수하고, 2017년 '양자난수생성 칩'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등 관련 장비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왔다. IDQ는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 분당사옥에 위치한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이번 언론 브리핑에선 내달 예정돼 있는 5G 상용화에 맞춰, 양자암호통신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복재원 SK텔레콤 코어(교환장비) 엔지니어팀 리더 이날 발표회에서 "현존 최고의 보안 기술을 상품화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달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사의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 분석 자체가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드는 장치로,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의 위험을 원천 봉쇄한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부와 수신부만 해독할 수 있는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양자 네트워크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양자난수생성기가 먼저 적용되는 구간은 서울-대전 구간이다. 한승민 SK텔레콤 유선엔지니어링 ENG팀장은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에 우선하여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복재원 리더는 “5G 단말기가 시중에 나온다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다른 이통사(KT, LG유플러스)와 이 기술이 호환되려면, 그 회사도 이 기술을 채택해야 한다, 기술적으론 다른 통신사 망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Infra) 센터장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5G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SK텔레콤 이용 고객들은 차별화된 통신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며 “SK텔레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는 5G 상용화 시대를 맞아 안전하고 차별화된 통신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양자 암호통신 분야에서 또 다른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복재원 SK텔레콤 코어 엔지니어팀 리더가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양자암호통신 관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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