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 외신 인용 발언에 민주당 "윤리위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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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 외신 인용 발언에 민주당 "윤리위 제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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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섭단체 연설 발언에 민주당 일제히 반발...야당, 외신 보도인데 표현의 자유 반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 대변인'에 빗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격앙돼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키로 했다.

반면 야당은 이미 외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이라며 민주당의 오만한 행태라며 비난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12일 오후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 관련 청와대 입장'을 내고 "나 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력히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며 "냉전의 그늘을 생존의 근거로 삼았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발언이 아니길 더더욱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 부대변인은 "나라를 위해 써야 할 에너지를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하지 말라"며 "자유한국당과 나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에 나온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면서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비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나 원내대표의 오늘 연설은 우리 국민들이 촛불혁명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완성시키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더이상 참을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가세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호중 사무총장은 "국가원수가 해외에 나가서 국익활동을 하는데 집안에서 모욕을 한 전례가 없다"며 "(한국당은) 공당으로서의 자세가 안돼 있고 그 당은 대표할만한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사무총장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욕 수준을 넘어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외교활동을 방해하는 국익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나 원내대표가 명백한 사과를 하지 않으면 즉각 (원내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망언이고 막장발언"이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한 것으로 국가와 국회의 최소한의 존엄과 품격도 깡그리 짓밟은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인영 의원도 "5·18 망언에 이어 제2차 극우정치의 국회에 대한 도발이고 습격"이라면서 "일베 수준의 잡스러운 이야기"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 뿐 아니라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단호한 대처'를 촉구하자 홍 원내대표는 "공식적으로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해당)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윤리위 제소가 현실화되면 또 다시 정국은 차갑게 얼어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야당은 외신이 나온 말이라면 반박했다.

지난해 9월 26일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보도한 기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이 실렸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언급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은 이미 외신에 나온 말이다. 뿐만 아니라 그 말이 여당에선 듣기 싫을지 몰라도 얼마든지 비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인데 말이 듣기 싫다고 연설을 방해하면서 사과하라고 소리 지르며 소란을 일으키는 행태는 그야말로 반민주적인 행태다. 동의하지 않는 내용은 비판하면 될 일이지 말을 막고 방해하여서는 안 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과거 운동권시절에는 그렇게 마구 행동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정말로 철없고 무지한 행동이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민주공화국 원리, 삼권분립정신 등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발언은 외신에서 처음 나온 표현이다. 지난해 9월 26일 미국의 통신사 블룸버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동안, 그에게는 사실상 대변인처럼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고 여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국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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