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이번 설 명절 성북동 자택으로 초대한 편지에 대해 롯데그룹측은 예상대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 편지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언급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롯데그룹 측 관계자들은 모두 신 전 회장이 연이어 ‘신동빈 회장에게 보내는 화해 제스처’를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두고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회장의 편지에 대해 “가족 간에 오가는 이야기를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것 자체가 순수한 동기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전 회장의 이번 편지가 신동빈 회장에게 전해졌는지, 또 전해졌다면 언제 쯤 전해졌으며, 신동빈 회장이 성북동 가족 모임에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생활과 관련된 것이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개된 편지 작성일이 21일이고, 25일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한 점을 봤을 때 신동빈 회장이 이 편지를 그 사이에 받고, 이 편지에서 언급한 초대에 응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재계에서도 신 전 부회장의 연 이은 편지 공개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세상의 어느 형이 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언론을 통해 공개하나?”고 반문하며, 신 전 회장의 의도가 너무 눈에 뻔히 보이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업 이야기는 하지 않고 가족으로서의 이야기를 하자는 제안이라면 대단히 사적인 이야기인데, 왜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특히 “둘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면 아버지(신격호 명예회장)도 좋아하실 것이라는 편지 내용은 감성에 호소해 일본 롯데를 본인에게 넘기라는 지난 번 편지 내용을 상기시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계속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지난번 화해 의사를 담은 편지 공개가 어느 정도 여론 환기의 효과를 봤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만약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면, 재벌이 기업 경영을 가업처럼 여기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국내 여론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