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장 "AI '한돌', 세계적 기술 검증했다"...알파고 넘어 스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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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근한 NHN 기술연구센터장 "AI '한돌', 세계적 기술 검증했다"...알파고 넘어 스텝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1.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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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개발에 충격받아 '한돌' 개발"..."세계 AI 토너먼트 대회 열리면 참가하겠다"

"사실 걱정 많았습니다. 독자기술로 객관적 검증해 기쁩니다"

박근한 NHN엔터테인먼트 기술연구센터장(이사)은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기자에 소감을 밝혔다. 190수 만에 바둑AI '한돌'이 신진서 프로 9단을 불계승한 직후다. 

<녹색경제신문>은 AI바둑 '한돌'과 세계 랭킹 1위(2018년 12월 기준) 신진서 9단이 최종 대국 경기가 열린 NHN엔터테인먼트 판교 사옥 플레이뮤지엄 10층 토스트존 현장을 지켜봤다. 

박근한 센터장과 신진서 9단은 모두 긴장감이 역력했다. 최종전에 출전하는 신 9단이야 당연한 긴장이겠지만 박 센터장은 왜 긴장을 했을까. 

바둑AI '한돌'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기에 감정이 없다. 하지만 '한돌'을 만든 박 센터장 입장에서는 만약 '한돌'이 패배한다면 기술력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

박 센터장은 '한돌'이 승리한 후 비로소 그 동안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박근한 NHN엔터테인먼트 기술연구센터장

"바둑 기술분석이 제대로 워킹됐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구글이 핵심기술은 공개하지 않아 독자적으로 '한돌'의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대국 기간 동안 걱정이 많았다. 이번 대국으로 객관적으로 검증한 것 같다"

박 센터장은 물론 게임AI팀을 이끈 이창율 책임연구원(팀장)도 이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박 센터장은 '한돌' 개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에 자극받은 게 계기가 됐다"며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해 이미 게임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AI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게임 AI 분야에서는 바둑 AI 한돌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개발 목표는 ▲구글 딥마인드가 알파고를 개발한 것 처럼 한돌에 사용된 AI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장성 ▲알파고와 달리 실제 사용자가 AI기술의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게임 서비스 관점에서 실용성 등에 뒀다고 회고했다.

이날 승리로 '한돌'은 (1월 현재 기준) 세계랭킹 1위 박정환 9단, 2위 신진서 9단을 모두 꺾었다. 앞서 신민준, 이동훈, 김지석 9단도 차례로 꺾었다. 한돌은 세계 최정상급 바둑 프로기사 5명과 벌인 대국에서 모두 승리하며 실력을 입증한 것. 과거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1판을 패배한 것과 비교해 '한돌'이 앞선다고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돌 대 신진서 9단 대국 현장 모습

향후 '한돌'에 사용된 AI 기술에 대한 활용 분야도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게임 이외에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게 큰 미션"이라며 "당장 딥마인드처럼 신약 개발, 단백질 구조 규명 등을 할 생각은 없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게 NHN엔터테인먼트 기술연구센터의 목적"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한게임 바둑에 각종 AI 서비스 탑재는 물론 ▲장기 등 보드게임 ▲퍼즐게임 ▲일반화된 강화학습의 다른 게임 서비스 적용 등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돌'은 현재 한게임 바둑 내에서 일반사용자와 대국이 가능하고 사용자의 기력을 고려한 맞춤형 AI 대국도 지원한다. 또 한돌이 다음 수에 대한 몇가지 힌트를 주기도 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프로기사의 기풍을 학습해 이창호풍 한돌, 이세돌풍 한돌 등 기풍 변경을 통한 대국 고도화 등을 추진 중이다.

박 센터장은 'AI 토너먼트 (세계) 대회가 열리면 참가하겠느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기회가 되면 참여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어 "의향이 있다"고 말꼬리를 흐려 '한돌'이 세계 최고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만 '한돌'은 단기간내 알파고를 넘는 수준의 기술력 확보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크다. 

한돌 개발팀과 신진서 9단, 김효정 프로(바둑해설자) 등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한돌'의 수준이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 리'보다는 앞서고 최종 버전인 '알파고 제로'와는 다소 기술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돌과 직접 대결한 신진서 9단은 대국 후 "한돌이 알파고 리보다 앞서고 커제 9단과 대결한 알파고 마스터 버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 센터장에게 앞으로 구상은 무엇인지 묻자 "다음 스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간 긴장의 연속이었던 만큼 이날 만큼 푹 쉬면서 구체적인 구상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일단 '한돌'의 가능성을 검증, 확인한 만큼 향후 AI 기술 기업으로서 NHN엔터테인먼트의 미래가 박 센터장을 비롯한 AI개발팀에 달린 셈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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