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지털·청년실업·경기침체의 그림자...'희망퇴직'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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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청년실업·경기침체의 그림자...'희망퇴직' 칼바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9.01.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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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희망퇴직의 찬바람이 불고있다<사진=방송화면>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에 이어 증권가 업계1위 미래에셋대우도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새해들어 금융권이 인력조정에 나서고 있다.

올해들어 금융권이 감원에 나서는 이유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에 따른 청년채용 확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또, 제조업과 부동산 경기 등 경기 침체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온라인·모바일 뱅킹 활성화 등도 감원의 최대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카드업계의 경우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예고된 만큼 비용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달부터 대형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진행돼 4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짐을 쌌다. 

지난 17일 미래에셋대우는 희망퇴직을 단행해 290여명의 증권맨들이 퇴직했다. 미래에셋그룹이 대우증권을 인수해 2016년 말 통합법인이 출범한 후 첫 희망퇴직 시행이다. 일반직 50명은 계약직인 주식 상담역이나 자산관리(WM) 전문직으로 전환된다. 

또,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운 은행권에서는 후한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하며 5대 은행에서만 2000명이 넘는 인원이 짐을 쌀 예정이다. 은행들은 올해 경영 여건 악화를 고려해 선제적인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만 55세가 돼 임금피크제 진입 앞둔 1964년생 직원 대상으로 14일부터 16일까지 특별퇴직 희망자 신청을 받아해당자는 약 330명이 희망퇴직했다.

연초 실시한 금융권 희망퇴직 중 신청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총 600여 명이 신청한 KB국민은행이다. 은행 측이 최대 39개월치 월급을 특별퇴직금으로 주기로 결정하면서 퇴직 신청 인원이 많았다는 평가다. 

앞서 희망퇴직을 접수한 신한은행에서는 23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36개월치 월급을 받는 조건이었다. 자녀 대학 학자금 최대 2800만원, 전직·창업 지원금 1000만원도 지원한다. 

농협은행에서는 만 40세 이상 직원과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 610명이 신청해 597명이 회사를 떠났고, 우리은행은 대상자 500명 중 80%가 넘는 400여명이 신청했다. 민영화와 함께 특별퇴직금이 최대 월평균 임금의 36개월치로 오르면서 신청자 비율이 뛰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난달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에 이어 신한생명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에서는 각각 118명, 23명이 회사를 떠났다. 신한생명은 2016년 이후 2년 만의 희망퇴직으로 직원 2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대카드는 지난해 200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창업지원 신청 등을 포함해 임직원 200여 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현대카드는 희망퇴직자에게 위로금 대신 100여명에게 ‘CEO 플랜’ 교육을 제시했다.  ‘CEO플랜’은 현대카드가 2015년 시작한 퇴직자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창업에 필요한 전 분야를 교육한다.

KB국민카드는 최근 1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지난해 실시한 희망퇴직은 과장급 이상으로 대상을 한정했지만 올해는 1976년생 이상이면서 근속기간이 10년이 넘는 직원 중 모든 직급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버티기도,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퇴직금에 대출금을 얹어 치킨집을 차리고 나면 남은 인생은 빚만 갚다가 끝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또,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는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금융권 조기 퇴직자들이 어떻게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냐" 라며, "대부분 회사들이 희망퇴직자들을 상대로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퇴직 후 또 다른 경제활동 수단을 찾는 건 전적으로 개인 몫이다"라고 말했다

또, "재취업이 거의 불가능한 게 사실이고, 소상공인의 형편도 날로 기우는 만큼 퇴직자와 중장년들을 위한 생태계도 반드시 조성되야 한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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