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 갑질' 마커그룹 송명빈 대표가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가운데 6일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2차 출석했다.
국내에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을 소개한 송 대표는 스스로 잘못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을 받으면서 자기 자신이 잊혀질 권리가 사라진 모양새다.
이날 오전 9시쯤 두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에 출석한 송명빈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던 1차 조사 때와는 달리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잘못을 인정했다.
송명빈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충격과 분노를 안겨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표이사(피해자)에게도 폭행과 폭언 관련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송명빈 대표는 "양씨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개발 제품 관리도 부실하게 하는 등 회사가 점점 어려운 상태로 치닫게 됐다"며 "양씨는 스스로 책정한 연봉이 9천만 원을 넘었으며 인센티브도 매년 1천500만 원에서 2천만 원씩 스스로 기안해서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나와 이사회는 2018년 초 양씨에게 사직을 요구했다"며 "성실한 업무 인수인계만 요구했으나 양씨는 사직 요구를 뒤로한 채 자신의 배임·횡령 혐의를 축소·은폐·은닉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송 대표는 "양씨는 나의 폭행과 폭언을 수집하는 데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았다"면서 "대부분의 일반인은 22개의 폭행(폭언) 녹취록을 만들기 전에 사직하거나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양씨는 고소장에서 자신이 2016년 3월부터 3년 동안 송 대표로부터 쇠파이프, 각목, 구둣주걱 등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송 대표는 직원 양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고소당했다.
경찰은 송 대표를 상대로 고소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송 대표가 횡령 혐의 등으로 양 씨를 고소한 사건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