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인 협박·갑질 폭력’ 마커그룹 송명빈 "1억에 모가지 잘라"...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특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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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살인 협박·갑질 폭력’ 마커그룹 송명빈 "1억에 모가지 잘라"...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특혜 의혹'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29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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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용 XX(흉기) 있던데. 살까? 한쪽은 XX(둔기)고 한쪽은 XXX(흉기)던데 X가리 확 찍어버릴까”

인터넷에서 자기 정보 삭제를 요구하는 권리인 '잊혀질 권리' 개념을 국내에 소개한 40대 IT 기업인 마카그룹 송명빈 대표가 3년여간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됐다.

29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식재산권 업체 '마커그룹'의 송명빈(49) 대표가 전 직원 양모(33)씨를 상습폭행한 혐의 등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마커그룹의 최모 부사장도 함께 고소됐다.

송명빈 대표는 2015년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라는 책을 출판하고 온라인상의 인권 문제를 제기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송명빈 대표는 과거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와 지난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고소인 양모씨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운전과 행정 업무를 했다. 6년간 지옥같은 폭행을 당했다는 것.

양씨는 고소장에서 "2015년부터 송명빈 대표(당시 이사)에게 주먹과 철제 책상다리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월급 500만원을 받으면 이 중 300만원을 송 대표에게 빼앗겼고, 휴대전화로 송 대표의 폭행 장면을 찍으려다가 전화기를 압수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21일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송명빈 대표가 직원 양모씨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다.

송명빈 대표는 또 강제로 시말서를 쓰게 하면서 회사에 배상할 돈을 적게 한 후, 양씨에게 5억원짜리 어음에 서명하게 했다.

직원 양씨가 회사를 그만두려 하자 송명빈 대표가 직원을 시켜 양씨의 여권과 신분증을 빼앗고, "도망가면 죽이겠다"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사실은 양씨 변호인 측이 고소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면서 공개됐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지난 5월 21일, 송명빈 대표가 양씨에게 "일하지 말고 X나게 맞자" "이 XX의 XX가" "X나게 건방진 XX야" 등의 욕설 협박을 했다.

또 지난 2월 17일 녹음파일에는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송명빈 대표가 양씨에게 “너를 어떻게 해야 되겠냐. 어제 인터넷 쇼핑몰에 보니까 소방용 XX(흉기) 있던데. 살까? 한쪽은 XX(둔기)고 한쪽은 XXX(흉기)던데 X가리 확 찍어버릴까”라고 욕설 협박을 했다.

욕설 중간에 청소원이 들어오자 내보낸 뒤 송 대표는 “청소하는 아줌마가 비밀번호 따고 들어와? 뒈지고 싶냐! 개념이 있는 XX야, 없는 XX야!”라며 양씨를 폭행했다.

송명빈 대표의 두 얼굴.

사흘 뒤인 2월 20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주식회사 달’ 사무실에서 송명빈 대표는 양씨에게 “네가 자신 있으면 경찰 고발해도 상관없다”라며 “청부살인도 내가 고민할 거야. XXX야. 내가 갖고 있는 현찰로 너 허리 자르는데 3000만원이면 잘라. 네 모가지 자르는데 1억원도 안 들어. 내가 빡 돌면 내 동생들 다 데리고 열 손가락 XX(흉기)로 다 잘라버릴 거야”라고 욕설 협박했다. 

양씨 측이 송명빈 대표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이라며 공개한 영상은 올해 2월과 5월 촬영됐다. 양씨 변호인 측은 "이미 3년 전부터 폭행과 협박이 이어졌다"고 했다.

송명빈 대표는 한 언론에 "양씨가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했다"고 했다. 송씨는 녹음파일 조작을 주장한다. 현재 송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경찰은 1월 초 송명빈 대표를 조사할 계획이다.

송명빈 대표는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사제지간이다. 송명빈 대표가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 지도교수가 이효성 위원장이다.

송명빈 대표는 지난 2월 방통위 산하 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이효성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을 맡기 전인 2014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송 대표 회사인 마커그룹 감사를 지냈다. 이 기간은 이효성 위원장이 송 대표의 마커그룹 감사로 재직했던 시기와 일부 겹친다.

마커그룹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관계가 부각되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강원도는 최문순 지사 때인 2015년 세계 최초로 '잊혀질 권리'에 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강원도는 송명빈 대표와 함께 디지털 기록을 지우는 전문기업인 '달(DAL)'을 설립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송명빈 대표와 함께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참석해 송 대표와 공동 설립한 '달' 관련 디지털 기록 삭제 사업을 강원도에 적용했다고 자랑했다.

지난 10월 강원도 도정 질의에서 남상규 도의원은 "잊혀질 권리 조례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단 1곳뿐"이라며 "해당 업체의 매출액 3억4800만원은 모두 강원도와 도내 시·군으로부터 발생한 만큼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6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잊힐권리(디지털 소멸) 토론회'를 열고 적극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송명빈 대표와 함께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도청 홈페이지에 디지털 기록 삭제 적용 이어 강원도 전체 시, 군에 적용해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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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 2018-12-29 11:46:45
도망갔군. 꼭 잡아서 처벌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