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텔리아, 로스트아크와는 다른 느낌, 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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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텔리아, 로스트아크와는 다른 느낌, 다른 재미
  • 김형석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12.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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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MMORPG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재게임

스튜디오8(대표 정현태)이 개발하고 넥슨(대표 이정헌)이 퍼블리싱하는 MMORPG '아스텔리아'가 드디어 오픈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2012년부터 장장 6년여에 걸쳐 개발되면서도 제대로 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이 컸던 게임이다.

모바일게임으로 대세가 넘어간 이래 대작 MMORPG에 목말라 하던 유저들에겐 단비와 같은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올해 최고의 기대작 MMORPG '로스트아크'가 11월7일 오픈베타를 시작하면서, 모든 면에서 비교를 당하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개발비만 천억이 들어간 것으로 유명한 '로스트아크'와 중소규모의 개발사가 만든 '아스텔리아'의 대결이라는, 시작부터 가혹한 시련이 시작됐다.

초기 반응은 예상대로 '로스트아크'의 압승이라 하겠다. '로스트아크'는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기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게임이 되었고, '아스텔리아'는 최적화 문제로 많은 게이머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그 여세를 몰아 '로스트아크'는 12월 19일 현재 PC방 사용시간 점유율 3위(MMORPG 중 1위, 게임트릭스)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오랜만에 나온 정통파 MMORPG 라고 평가되는 '아스텔리아'지만, 한편으로는 '아스텔'이라는 카드 소환수 시스템을 채용하여 참신한 기획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연 국산 MMORPG의 한 축이 될 수 있을지, 그 명암을 짚어보자.

 

◇ 같은 언리얼 엔진3, 다른 퀄리티

발매된 지 10년이 넘은 언리얼 엔진3로 만든 MMORPG 두 개가 거의 동시에 오픈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2007년 '언리얼 토너먼트3'로 시작해서 '메달 오브 아너' 등 많은 명작 게임에 사용되었지만,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 등 신작들은 언리얼 엔진4로 만들어지는 추세다. 수십만원 혹은 백만원에 가까운 최신 그래픽카드로 무장한 요즘 게이머들에게 보여지는 시각적인 차이는 극명하다.

놀랍게도 '로스트아크'는 기본적인 엔진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절묘한 카메라워크와 화려한 영상효과, 최적화된 그래픽으로, 지금까지 존재했던 어떤 MMORPG보다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반면 '아스텔리아'는, 배경, 캐릭터 각각은 아름답지만 이들이 액션 속에서 하나가 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최대 900명이 동시 참가하는 대규모 ‘진영전’ 콘텐츠를 염두에 두고 그래픽 다운을 시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액션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투에서도 '로스트아크'는 마치 콘솔 게임을 하는 듯한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는 반면, '아스텔리아'는 타격 액션, 몬스터의 반응 등 연출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 게다가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느린 게임 로딩 시간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 아스텔 시스템의 아기자기함

사실 '아스텔리아'의 그래픽은 캐릭터에서 그 빛을 발한다. 최초 캐릭터 생성에서 볼 수 있는 강력한 커스터마이제이션 기능은, 여타 게임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섬세하게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워리어', '로그'는 남성 전용, '아처', '메이지', '스칼라'는 여성 전용 캐릭터인데, 여성 캐릭터의 섹시함이 특히 눈에 띈다. 남성 유저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소환수와 같은 보조 캐릭터로 활약하는 '아스텔'들의 그래픽 또한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섹시함 위주의 메인 캐릭터와 달리, 아스텔들은 소녀 혹은 동물 등 주로 귀여움을 내세우고 있다.

'아스텔리아'가 내세우는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아스텔 시스템은, 바로 이 아스텔을 성장시켜 메인 캐릭터와 함께 싸워 나간다는 설정이다. 아스텔은 최대 3명까지 고용 가능하며, 탱커나 딜러, 힐러 등 각각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드 형태로 고용하며, 별보석을 이용해 능력치를 강화시킨다.

가령 메인 캐릭터의 클래스가 원거리 궁사인 아처라면, 아스텔은 근접 공격 위주로 고용하여 장단점을 보완하는 식이다. 기나긴 모험으로 가득 찬 아스텔리아의 여정에서 든든한 파티 멤버를 이미 확보한 셈이다.

 

◇ 의외로 할 만한 '아재 게임'?

'로스트아크'가 보여준 성공의 뒤에는 탄탄한 기술적 뒷받침이 있었다. 항상 서버당 최대 수용인원을 받으면서도, 단 한번의 서버다운 없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다. '아스텔리아'로선 우선 게임 최적화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느린 로딩, 프레임 저하 등 기술적인 이슈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계속하다 보면, 의외로 게임이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스턴스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무엇보다 아스텔들을 키우면서 지금까지 MMORPG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애정과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롱런의 가능성도 점쳐지는 대목이다.

벌써 유저들은 '넥슨 게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질 유도'를 걱정하고 있다. 이는 매출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유료화 MMORPG의 풀어나가야 할 숙제와도 같은 문제다. 게임의 재미를 우선시하면서 매출과 타협하는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김형석 게임전문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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