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화재] 통신대란 SK텔레콤·LG유플러스 '비상'..."남의 일 아니다", 긴급 공조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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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화재] 통신대란 SK텔레콤·LG유플러스 '비상'..."남의 일 아니다", 긴급 공조체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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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책임론 대두...A~C급 핵심 통신시설 80곳 불과, D급 835곳은 '통신대란 시한폭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촉발된 통신대란 사태가 확산되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남의 일이 아니다"며 조기 복구를 비롯 향후 대응에서도 공조체제 구축에 나선다. 

하지만 주부부처인 과학기술보통신부가 '세계최초 5G 서비스'와 같이 쇼에만 치중하다보니 D급 통신시설에 대해 무사안일한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와 관련,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 점검을 추진하고 통신사가 자체 점검하는 D급 통신시설도 점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 B급 통신시설은 정부에서 광역시 등 핵심집중국에 지정...C, D급은 사업자 자율"

과기정통부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해 범위가 광범위한 A~C급 80곳은 과기정통부가 전수 점검하고 있으며, 그 외 D급 835곳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점검해왔다"고 밝혔다. 

KT아현지사 화재 당시 장면.

A급 국사(전화국)는 혜화·목동 등이고 B급은 둔산·북전주, C급은 원주·울릉 등이다. D급 통신시설이 835곳이나 된다는 것은 이번 KT아현지사 처럼 '통신대란 시한폭탄'이 방치된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 B급은 정부에서 광역시를 비롯 핵심집중국에 지정한다"며 "C, D급은 통신사업자 등이 자율 지정하도록 하고 있어 정부의 방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통신 사업자가 우회 망을 갖지 않고, 사업자 간에도 서로 우회 망을 연계할 수 있는 체제가 안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이제는 지능정보사회에서 네트워크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와 관련 기업 할 것 없이 우리 준비상태가 부족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통신은 국민 생활·안전과 직결된 만큼, 화재 발생 시 안전과 관련해 백업체계 구축 등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챙겨나갈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유영민 정통부 장관은 신속한 복구와 대책을 주문했다.

한 통신전문가는 "초연결사회에서 통신망은 국가 두뇌나 신경망과 다를 바 없다"면서 "D급 통신시설도 A~C급과 마찬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돼야 또 다른 통신대란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연결사회에서 통신망은 국가 두뇌나 신경망...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돼야"

다른 보안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1.25인터넷대란에서 온 나라가 인터넷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건을 겪으면서 허울 뿐인 IT강국의 민낯을 봤다"며 "15년이나 지나간 후인 2018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일상이 마비되는 사건이 재발한 것은 정부가 정작 중요한 인프라에 소홀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비판을 인식한 듯 긴급 통신3사 CEO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소방법상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500m 미만 통신구의 경우에도 통신사와 협의해 CCTV, 스프링클러 등 화재 방지시설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시 통신사 간 우회로 사전 확보 등 다각적인 방안을 수립하는 등 통신사 간 위기상황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재난발생 시 조기 수습이 가능하도록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올해 말까지 근본적인 통신재난 방지 및 수습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종합 점검을 추진하고 통신사가 자체 점검하는 D급 통신시설도 점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TF에서는 통신구에 대한 등급 재조정 문제와 사고시 협력문제 등에 대한 통신 3사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KT 아현지사 화재가 통신대란으로 이어지면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공조체제에 나서는 모양새다. 

케이블 복구 중인 KT 직원들.

KT 복구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광케이블망을 일부 제공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와이파이 8천300식을 KT 가입자에게도 개방했다. 이러한 공조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다. 

통신3사는 정부와 합동으로 올해 연말까지 전국 통신구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피해를 복구하도록 노력하면서 5G 등 통신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서 통신 3사가 협력하자"고 말했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물자 지원 외에 현장 인력 지원도 노력했으면 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유선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어느 회사든 날 수 있는 사고다"며 "복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통신구 뿐만 아니라 전국 공동구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호응했다.

"어느 회사든 날 수 있는 사고다"...통신3사 공조 움직임 '5G 행사 전격 취소 등'

KT 아현지사 빌딩

통신3사 CEO들이 KT 화재 사고를 통해 한 마음으로 뭉치는 형국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조체제 강화를 통해 향후 재난 시 복구능력이 향상될 전망"이라면서 "D급 통신시설 이중화는 현재 어느 통신사도 제대로 한 경우가 없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적 시스템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굉장히 난해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KT 통신대란은 5G 서비스 관련 기자간담회가 줄줄이 취소되며 여파가 5G에도 옮겨 붙었다. KT가 당초 예정이었던 29일 5G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하자 SK텔레콤도 28일 예정인 간담회를 취소했다. LG유플러스는 28일 야심차게 준비한 간담회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취소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27일 오전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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