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양지로...'디자인'과 '재미' 담은 性시장은 성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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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에서 양지로...'디자인'과 '재미' 담은 性시장은 성장중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11.21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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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가, "성인용품 굴레 넘어 일상 제품 선보일 것"...헬스케어까지 사업 확대
신세계 삐에로쑈핑 內 성인용품샵 운영중...'B급 감성 만물상'
'콘도매니아', 이대·홍대점 운영...음침한 분위기 탈피
텐가 제품 5종 이미지

은밀하고 외설적인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성(性) 시장'이 재미와 다양성을 갖추고 양지로 올라오고 있다. 

성인용품을 제조하던 회사는 예쁜 외형 및 재미있는 기능을 담아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다양한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빨갛고 형광 분홍 일색이었던 성인용품샵 간판은 옛말이다. 성인용품 취급점들은 '재미있는 성생활'을 키워드로 달고 소비자들에게 '섹슈얼 토이'를 어필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세계 성인용품시장은 규모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성인용품시장 규모는 약 27조원이 될 전망이다.

세계적 추세에 맞춰 한국 성인용품 시장도 규모를 조금씩 키우고 있다.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가 제시한 제품 판매량 추이에 따르면 2017년 3~6월동안 한국에서 팔린 텐가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72% 증가했다.

한국 성인용품 시장 규모 확대 및 사회적 분위기 환기를 위해 다채로운 시도가 업계 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는 지난 2016년 11월 '텐가 코리아'를 설립해 다양한 성인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좌) 여성 성인용품 브랜드 이로하(우)

텐가가 다른 성인용품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예쁜 외형'에 있다. 자칫 흉물스러울 수 있는 남성 및 여성의 성기모양을 본뜬 성인용품 대신 감각적인 보틀형(bottle), 에그형 제품을 선보였다. 텐가가 여성용품 생산을 위해 론칭한 브랜드인 이로하(iroha) 제품 역시 예쁜 모양을 가지고 있다. 바이브레이터가 립스틱 모양을 연상시켜 구매 거부감을 줄였다.

마츠모토 코이치 텐가 CEO는 "한국 시장에서 ▲성인용품의 가격을 낮추고 ▲구매자들의 마음의 장벽을 낮추며 ▲마스터베이션이 외설적인 것이 아니라 당연한 행위라는 것을 꾸준히 알려나가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성인용품을 취급하는 매장들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과거 성인용품샵의 이미지가 '음란업소'의 느낌을 주는 폐쇄적인 분위기였다면, 최근 생겨나는 성인용품점은 일반샵의 외형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형형색색의 제품을 전방에 배치하며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삐에로쇼핑 매장 전경

신세계는 'B급 감성 만물상'을 표방하며 내놓은 '삐에로쑈핑' 매장 내에 성인용품구역을 따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적나라하게 진열된 다채로운 성인용품을 구경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호기심에 성인용품 구역을 구경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방문한다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쇼핑하듯 구역을 구경하며 성인용품에 관심을 가지는 구매자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도매니아 홍대점 전경

이대와 홍대에 위치한 '콘도매니아'는 형형색색의 콘돔을 숨김없이 그대로 배치했다. 사람들의 방문이 뜸할 것이라는 초반 우려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구경하고 즐기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여성 소비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에만 충실하던 '콘돔'을 넘어 심미적, 문화적으로 '장난감'처럼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관계를 위한 '도구'로만 치부되었던 콘돔이 '섹슈얼 토이'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다만 '성'에 개방적으로 변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음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섹슈얼한 제품 구매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도 잔존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교적인 분위기, '성'을 얘기하기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은 성인용품시장에 뛰어든 사업자들이 넘어야할 한국의 장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으로 성에 대해 개방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유교의 영향 등으로 보수적인 시각이 여전히 많이 잔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성인용품이 가지고 있던 외설적이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디자인, 마케팅 수단, 취급 매장이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다. 제품의 변화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병행되어야할 것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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