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아웃76 - 과연 망작인가? 멀티플레이 신작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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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76 - 과연 망작인가? 멀티플레이 신작의 등장
  • 김형석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11.21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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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 시리즈의 최신작 폴아웃76 리뷰

'베데스다 엔터테인먼트(이하, 베데스다)'의 신작 '폴아웃76'이 북미 서부 기준 14일 전세계 출시됐다. 미국 E3 게임쇼 발표 때의 흥분은 잠시였고, 그 후 진행된 베타 테스트 과정에서 시리즈 사상 최악의 평점을 받으며 폴아웃 매니아들의 비난을 들어야했다.

◇'폴아웃3'의 데자뷰 -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인데?

사실 이런 일은 베데스다로선 처음이 아니다. 원래 폴아웃 시리즈는, '폴아웃'과 '폴아웃2', '폴아웃 택틱스'를 통해 3인칭 턴제 시뮬레이션으로 사랑을 받아왔었다. 핵전쟁 이후의 미국 풍경을 50년대 스윙 음악과 함께 즐기는, 음울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게임 플레이로 강력한 매니아들을 양산해냈다.

하지만, 2008년 어마어마한 기대 속에 발매된 '폴아웃3'는 이전 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1인칭 슈팅게임(FPS)로 변신하여 충격을 안겨주었다. 많은 기존 팬들은 등을 돌렸고, '하프라이프2', '콜오브듀티4' 등 당시 유행이던 FPS 장르를 따라한다면서 야유했다.

특히, 대량의 버그와 세이브파일 손상 등 치명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망작'으로 웹진과 팬들의 공격을 받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평점 91(메타크리틱)으로 상승했지만 말이다.

◇76의 핵심은 멀티플레이

현재 폴아웃76의 평점은 61(메타크리틱)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싱글플레이를 배제한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변신하면서, 평점 테러를 받고 있는 것. 문제점으로 지적 받고 있는 버그나 불안한 서버 접속 문제는 최근의 대형 업데이트로 많이 해결됐다.

폴아웃76을 실행하면 익숙한 볼트(핵전쟁 대비 지하피난소)의 내부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폴아웃 시리즈라면 의례히 있을 법한 인트로 플레이조차 없이, 볼트 밖으로 나가게 된다. 폴아웃의 매력 중 하나인 스토리와 분위기를 느끼기도 전에 전장으로 내몰리게 되는 셈이다.

폴아웃3나 4와 별 차이 없는 게임플레이로, 몹을 잡고 아이템 수집하며 지역을 탐색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놀라게 된다: '어라, 이게 뭐지?' NPC(주인공 이외의 게임 등장인물)는 전부 로봇이고,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유저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는, 한국 유저에게는 익숙한 MMORPG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파티플레이를 하든 싱글플레이를 하든 그것은 자유. 고렙 유저와 파티를 맺어 어느 정도 렙업을 한 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느긋이 캠프를 짓고 아이템을 수집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황량한, 텅 빈 살풍경, 하지만 그래서 더 폴아웃 같은 그래픽

폴아웃4와 같은 엔진(Creation Engine)을 사용한 점 역시 비판받고 있다. 캐릭터나 몬스터 모델링과 움직임 등에서 지난 폴아웃4와 그리 차이점이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사실적인 광원 효과와 최대 16배에 달한다는 지형 디테일로 멋진 풍경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별로 다른 날씨는 덤.

지난 시리즈에선 볼 수 없었던 '그래프톤' 등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는 점도 특기할 만 하다. 폴아웃 특유의 '핍보이(휴대용 컴퓨터)' 화면은 그대로 지만, 그 연출도 재미있고, 특히 사용 중에도 외부 상황을 볼 수 있게 했다. 이 점은 중요한데, 이전에는 핍보이 사용 중엔 플레이 정지 상태였지만, 멀티플레이인 폴아웃76에선 적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게 되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황량한 광산촌에서 마주친 정체불명의 돌연변이 괴물들. 총알이 아까워 해머를 휘두르지만, 예상외로 적의 수가 너무 많아 사망 일보 직전. 이 때 멀리서 쉬고 있는 유저의 모습이 빗줄기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무작정 그쪽으로 달려가, 그 유저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평가는 뒤로, 일단은 즐기자

폴아웃 시리즈 전통인 싱글플레이 만 즐기던 기존 팬 입장에선, 이런 멀티플레이가 당황스럽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꿈꾸던 폴아웃 멀티플레이가 아니었던가? 

퀘스트 등 콘텐츠 면에서 스토리성이 부족하여 몰입감이 떨어지는 면이 결점으로 지적되지만, 베데스다의 사후 지원을 믿어보고 싶다. 20일날 이루어진 업데이트는 48기가 라는 엽기적인 양을 자랑하고 있어 기대된다.

요즘 유행하는 평점 테러의 타겟이 되어 판매도 지지부진한 상황(영국 출시주간 매출이 폴아웃4의 반 이하)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폴아웃3처럼 역주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김형석 게임전문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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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8-11-21 16:18:13
이정도면 베슬람 정도가 아니라 정신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