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설계사 보험료 유용 등 내부통제 헛점 드러나...실적부진까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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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설계사 보험료 유용 등 내부통제 헛점 드러나...실적부진까지 이중고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10.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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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보험, 사진=녹색경제신문DB

ABL생명보험이 올해들어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 타인명의 보험가입 비위에 이어 근래 소속설계사 보험료 유용으로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ABL생명보험은 2011.8.4.∼2015.9.19.기간 동안 설계사가 보험계약자 2명으로부터 수령한 보험료 86백만원(보험계약 7건)을 유용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당 설계사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록취소 건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보험업법 제86조에 의하면 금융위원회는 보험설계사가 이전에 모집과 관련해 받은 보험료, 대출금 또는 보험금을 다른 용도에 유용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 그 등록을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다. 

보험료 유용과 관련해 지난 8일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보험사 보험설계사 등록 취소 내역'을 살펴보면 △2014년 15건 △2015년 32건 △2016년 22건 △2017년 14건 △2018년 8월까지 10건 등 최근 5년간 93건의 보험설계사 등록이 취소됐다.

보험설계사 등록 취소를 사유별로 살펴보면 보험료 유용이 62건(66.7%)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보험금 부당수령 15건(16.1%), 대출금 유용 8건(8.6%) 순이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설계사로 인한 보험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유에 대해 "보험설계사가 자기가 모집한 보험계약자와의 친분관계를 악용해 보험계약과 관련된 금전을 횡령·유용하는 사고가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보험 신계약 정체에 따른 수입 감소와 수수료 수익 극대화 등 영업실적 중심 문화 등에 기인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정훈 의원은 "지난 5년여간 금융사고 등의 사유로 보험설계사에 대한 중징계가 300건이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와 금융감독원의 관리 부실과 예방 노력이 부족하였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설계사의 금융사고 등으로 인한 중징계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면,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등 금전적 손해를 보게 돼 보험설계사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는 결과를 유발하게 된다고 김 의원은 우려했다.

지난 8월에도 ABL생명은 설계사가 다른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해 보험모집한게 드러나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그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해 다른 모집 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해 보험계약을 모집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소속 보험설계사는  2014.5.30.∼2014.6.26. 기간 중 본인이 모집한 3건의 생명보험계약(초회보험료 0.6백만원)을 지에이코리아㈜ 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가 모집한 것으로 처리하고 모집수수료 3.1백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ABL생명은 지난 1월 고액 현금거래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제재를 받았다.

금융회사등은 1거래일 동안 2천만원 이상의 현금을 금융거래의 상대방에게 지급하거나 그로부터 영수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30일 이내에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보고하여야 하는데도 금융정보분석원에 지연 보고한 사실이 여러차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세탁방지(AML)제도란, 국내외적으로 이루어지는 불법자금의 세탁을 적발 및 예방하기 위한 법적 · 제도적 장치로서 국제적으로도 제도의 중요성과 벌칙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고액 현금거래 보고의무는 그 핵심적인 내용에 속하는 의무사항이다. 

한편, ABL생명은 지난해 실적개선을 이끌었던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면서 올해 신규영업 위축·순이익 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추가 투자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2억4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4억2200만원에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본업인 보험 판매로 거둔 수익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ABL생명은 지난해 저축성보험(생사혼합보험) 판매를 대폭 늘렸다. 생사혼합보험 수입보험료가 지난해 1조3768억원으로 1년만에 8배나 불어났다. 일시납저축성보험 중심으로 영업함으로써 단기간에 수입보험료 규모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올해 ABL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였다.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한 정책이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면 새 회계기준에서는 보험부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입보험료가 줄고, 이익도 급감했다.

이에 대해 ABL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실적에는 채권 실현이익이 반영되는 등 일회성 수익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하면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ABL생명은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자구책을 마련중이다. 변액보험은 IFRS17이 적용돼도 보험사에 자본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판매가 까다롭고, 보험사 대부분이 IFRS17을 앞두고 변액보험 판매를 강화해 경쟁이 치열해졌다. 

또, 자회사GA 설립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의 자회사GA 설립은 설계사 이탈 방지가 우선적인 목적이고, 아울러 자회사GA가 없는 보험사가 시장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등 영업환경의 변화도 반영하기 위해서다. 

한편, ABL생명과 관계회사인 동양생명은 보험사 M&A시장에서 주요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의 우샤오후 회장은 경제범죄 연루 혐의를 받아 18년 징역형을 받았다. 우샤오후이 회장 대신 안방보험을 경영하고 있는 중국 금융당국은 안방보험의 해외 투자를 문제 삼고 있어 해외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오너리스크 부곽과 실적개선에 고전하고 있는 ABL생명이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역량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백성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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