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없는' 중국 ABCP 부도사태...관련 CEO들 금감원국감 '책임공방'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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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 없는' 중국 ABCP 부도사태...관련 CEO들 금감원국감 '책임공방'예고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0.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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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 권희백 대표,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 12일 증인출두
(사진왼쪽부터) 한화투자증권, 나이스신용평가, KTB자산운용

중국 에너지기업 ABCP 부도사태 관련 CEO들이 줄줄이 국회 증언대에 서게되 이들의 증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정기국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부도 사태에 대한 원인과 책임 논란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사태와 관련해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대표,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들은 12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때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에 따라 각사 대표들은 중국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해당 ABCP의 판매경위와 불완전 판매여부, 해당 채권 부도 이후에도 유통시장을 통해 거래된 경위 등에 대해 증언하고, 아울러 금융감독원에 대해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방지와 채권시장의 거래안전, 관련 제도와 감독책임 등이 자연스럽게 거론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중국 에너지기업 CERCG의 자회사 CERCG 오버시즈캐피털은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이 사들였던 CERCG 보증 1650억원 규모의 ABCP 또한 다음달 만기도래로 크로스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CERCG가 채무디폴트에 대한 자구안을 내놓았지만 사태는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CERCG가 손실을 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채권단)의 실사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불거지며 장기화할 조짐이다.

채권단은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KTB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부산은행, 하나은행 등 채권 디폴트로 손해를 본 7개 금융사다. 

자구안에 따르면 2020년까지는 해당 채권에 대해 이자만 지급하고 2025년까지 5년 동안 분할 상환할 계획이다. CERCG는 중국 부동산과 일부 자산을 처분해 재조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계획 없이 추후 현금흐름이 좋아질 것이라는 내용만 포함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CERCG 회사채를 ABCP로 유동화해 판매를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스신용평가는 CERCG에 등급평가서상 우량등급인 A2등급을 부여했으나 채권발행 3일 만에 부도가 나면서 해당채권을 C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KTB자산운용은 ABCP물량 중 일부를 편입해 ‘KTB전단채펀드’에 포함시켰다. KTB전단채펀드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19개 판매사에서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채권단은 한화투자증권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예약매매를 약속했던 현대차증권에 대한 소송도 준비 중이다. 중국외환관리국(SAFE)의 승인도 나지 않은 무보증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보증채권이라고 설명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채권단은 자신들이 보유한 ABCP 물량에 대해 유동화를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한화증권은 실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나이스 신용등급도 과거에 받은 것을 활용해 공기업이라고 주장하며 셀다운(재판매)를 진행했다”며 “채권단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CERCG 본사가 100% 보증한 채권으로 무보증채권과는 거리가 멀다”며 “SAFE도 발행 이후 90일 이내에 등록하면 승인이 나는 것으로 불완전판매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 나이스신용평가 김영대 대표, KTB자산운용 김태우 대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채권의 신용등급 평가를 진행한 나이스신용평가에 대해서도 뒤늦게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신용평가에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이름도 생소한 해외기업의 신용평가를 독자적으로 실행할 역량이 되는지, 신뢰성 있는 중국 현지 신용평가사의 등급이 적정히 반영됐는지, 내부통제와 이해상충방지시스템, 등급거래 정황이 있는지 등이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금감원은 국내 주요 신용평가회사들이 이해상충방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평가한 사실이 드러나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서울신용평가 등 4개 신용평가회사에 대해 무더기 제재를 내린다 있다. 

이들 회사는 과거 검사에서도 신용평가 대상 기업의 등급 하향조정을 미루거나 높은 신용등급을 미끼로 일부 업무를 수주한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발행회사와의 이해상충 문제가 공통으로 지적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증권사 입장에서 신용평가사를 가타부타 평가하는 것 자체가 껄끄러운 편"이라며 "국내에 신용평가사가 몇 군데 없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평사에 괜히 미움을 사게되면 추후 신용등급에서 나쁜 평가를 받을까 두려운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평사에 증권사가 돈을 지불하고 신용평가를 받는 것은 맞지만 지불한다고 해서 증권사가 갑인 형태가 아니다"며 "사실상 진짜 갑은 신평사"라고 말했다.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부실화 된 채권이 부도가 난 이후에도 매매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화투자증권, KTB자산운용, 나이스신용평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세 기업간 공모도 의심 된다"고 비난했다.

지상욱 의원실 조사 결과 CERCG의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탈에서 발행한 달러화 채권이 부도가 난 이후에도 국내에서 CERCG의 ABCP채권이 판매·유통 됐다.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 400여명과 기관투자자 140여곳에서 약 14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신용평가서상 우량등급을 받았고, 자사 펀드매니저도 CERCG 채권을 안정적이고 우량하다고 판단해 펀드를 설정했는데 이러한 사태가 터졌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 7월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KTB전단채펀드에 회사 고유자산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며 “선관주의 의무를 다 한 만큼 국정감사에서 나온 질의에 대해 팩트를 기반으로 성실히 답변 하겠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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