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오리온의 또다른 '꼼수'?...담철곤 회장, 2세에 재산 불법 증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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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오리온의 또다른 '꼼수'?...담철곤 회장, 2세에 재산 불법 증여 논란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8.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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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회장 장남 회사 인수 후 되팔아...이후 그룹에서 다시 사들여
시세차익 통한 재산 편법 증여 의혹' 불거져...국세청에 진정서 접수돼
담철곤 오리온 회장(좌)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우)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자녀에게 재산을 편법증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리온이 또 다시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오리온은 과거 비자금 불법 조성, 횡령 등 부정적 이슈에 휘말렸던 전적이 있었던 만큼 '오리온 오너리스크'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그의 장남 담서원씨에게 재산을 편법으로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에 해당 내용이 담긴 진정서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서를 낸 장본인은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다. 이 전 부회장은 선친인 이양구 전 동양그룹 회장의 상속재산인 오리온 계열사 아이팩의 소유를 놓고 담 회장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언니다. 담 회장과는 처형 관계다.

이혜경 전 부회장이 국세청에 낸 진정서에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장남인 담서원씨에게 재산을 편법으로 증여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아이팩을 담 회장이 횡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담 회장측은 아이팩이 처음부터 자신과 부인(이화경 부회장)의 소유였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장남 담서원씨에게 오리온 계열사인 '아이팩'과 그의 자회사인 랑방애보포장유한공사(현 랑방아이팩)를 통해 재산을 증여하려 했다. 랑방아이팩은 오리온중국제과 계열사에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회사다. 연 매출이 3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서원씨는 지난 2013년 5월 홍콩에 ‘스텔라웨이’라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두 달 만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아이팩의 자회사 랑방아이팩을 인수했다. 당시 담서원씨는 군복무 중이었지만 서류상으로 185만 달러(약 22억원)를 투자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지 얼마 안돼 아버지의 회사를 인수 형태로 넘겨받았다.

이후 담서원씨의 홍콩 페이퍼컴퍼니 존재가 알려지면서 회사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일었다. 논란이 되자 지난 2015년 랑방아이팩은 중국법인 ‘오리온푸드’가 흡수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담서원씨는 8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에 접수된 진정서는 담서원씨가 아버지 담 회장과 랑방아이팩 인수합병 거래로 단기간 수십억 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 명확한 만큼 편법증여 사실여부를 가려달라고 고발민원을 요청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에 담철곤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해 둔 상태다.

담철곤 회장의 재산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 오리온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스텔라웨이가 OFD에 랑방애보 지분을 매도한 이유는 중국의 제과법인인 OFC가 중국의 포장지 법인인 랑방애보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이 원가 절감과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일감 몰아주기의 논란을 얻을 필요가 없다 판단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80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매도 가격은 국내 대형 회계법인(한영회계법인)이 적법하게 감정한 주식가치 평가액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도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 양도 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전액 납부했다. 이외 이익금도 그룹 내 공익 재단에 전부 기부하거나 기부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을 둘러싼 '편법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영 부회장(담 회장의 아내)이 비자금 불법조성, 횡령 등 불법 경영이 여러차례 드러나면서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번 의혹도 비슷한 결과를 낳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어지는 부정적 이슈로 인해 오리온에 '오너리스크'가 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술품을 사들여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삿돈을 사적으로 융통하는 등 담철곤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앞서 거론된 상황에서, 2세 편법 증여 의혹이 다시 떠오른 것 자체만으로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담철곤 회장은 지난 2013년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에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담 회장은 고가의 미술품을 계열사 법인자금으로 매입, 성북동 자택에 설치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140억원을 빼돌렸다. 또 법인자금으로 고급승용차 리스, 사택 신축 관리 등 사적으로 융통해 오리온에 285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법적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담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도 2014년~2015년까지 4억 2000여만원 상당의 회사 소유의 고가 미술품을 빼돌려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재판부로부터 선고받았다.

이외에도 담철곤 회장이 2007년 랑방아이팩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홍콩에 PLI라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220만 달러(약 27억원)를 투입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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