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부총리 방문 없이 대규모 투자발표한 첫 재벌...김승연 회장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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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부총리 방문 없이 대규모 투자발표한 첫 재벌...김승연 회장의 결단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8.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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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방산·석유화학 등에 집중 투자...김동관 전무에게 경영 승계 정지작업

한화그룹이 향후 5년간 22조원의 신규 투자와 3만5천명의  창출에 나서기로 한 것은 타그룹과 달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문이 없는데도 먼저 독자적으로 단독 발표했다는 차이가 있다.

그만큼 김승연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결단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과 현대차, SK, LG, 신세계 등 주요 그룹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경제정책 기조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은 것에 한화도 가세한 것이다.

따라서 한화그룹은 김 부총리가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투자 계획을 발표한 첫 번째 예외기업이 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8위 한화그룹 투자 발표로 다른 기업 확산 기대...현재 333조원 재계 투자

한편, 삼성 현대차 SK LG 신세계 등 국내 주요그룹에 이어 재계 8위 한화그룹이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히면서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한화는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한화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큐셀 진천공장을 방문해 착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 치하했고 당시 정부와 한화와의 관계개선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특히 대통령 취임 후 산업현장 직접 방문으로 처음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지역청년 500여명 채용과 3조 3교대를 4조 3교대 방식으로 개선한 한화큐셀이 정부 일자리정책의 모범사례다”는 호평을 내놨다.

김승연 회장과 금춘수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과 한화큐셀 생산시설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한화큐셀을 업어주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하게 됐다”면서 “노사타협을 통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이를 위해 채용에 적극적인 한화와 같은 노력이 청년고용절벽을 해결하는 길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방문과 그 인연은 김승연 회장에게는 통큰 투자 자신감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4대 그룹을 제치고 한화가 문 대통령의 첫 방문 대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보다 앞서 김 회장이 문 대통령의 사업장 방문은 받은 셈이다. 

한화는 지난해 9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계열사에서 상시적 직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직원 86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7월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약속했던 것을 김승연 회장이 지킨 것.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한화큐셀 진천공장을 방문, 일자리 나누기 공동선언식을 앞두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인사를 하는 모습.

또한 문 대통령이 방문한 후 한화큐셀 진천 공장은 4월부터 근무시간을 4조 3교대 42시간으로 전환하며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태양광 모듈과 부자재를 만들어 공급해 직간접적 고용 창출 효과가 큰 편이다. 

한화로서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태양광, 방산, 석유화확 등에 집중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기에 정부의 협조 또한 중요하다. 이미 문 대통령의 방문이 있었던 터라 김 회장이 김 부총리의 방문과 무관하게 투자 및 고용 발표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승연 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일감 몰아주기와 지주사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상황도 선제적 투자계획 발표와 관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 1일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통합법인 ‘한화시스템’을 세우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한화시스템 지분을 14.5%까지 낮춰 공정거래위원회 요구에 응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경영능력 검증받고 있는데 태양광사업이 가장 중요하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한화큐셀코리아를 지배하고 있다. 이번 22조 투자 발표에서 수조원이 태양광 사업에 쓰일 전망이다. 특히 태양광사업은 김 전무가 경영권 승계에 있어 경영능력 시험대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곳이다.  

김승연 회장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화답하기 위해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김 회장이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경제사절로 동행한 후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 바 있다. 

한편, 한화를 포함한 삼성(180조원), 현대차(23조원), SK(80조원), LG(19조원), 신세계(9조원) 등 총 6개 대기업의 투자 규모는 단순 산술 합계 333조원에 달한다. 올해 정부 예산이 428조라는 점에서 엄청난 투자 규모인 셈이다. 삼성 등이 3년간 투자라서 5년까지 확대하면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그룹의 투자 동참에 따라 국가 예산 규모 이상이 될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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