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층에서 애들과 같이 뛰는 얼빠진 부모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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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에서 애들과 같이 뛰는 얼빠진 부모들도 많다
  • 정우택
  • 승인 2011.03.06 2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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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네티즌들이 가장 뜨겁게 반응을 보인 것은 아파트 소음이었다. 뉴시스에서 ‘아파트 층간 소름 대책 ..“라고 기사를 올렸는데 순식간에 2천여 명이 댓글을 달았다. 벌떼처럼 달려들어 댓글을 달았는데 댓글은 거의 모두가 밤늦게 위층에서 아이들이 뛰고, 어른들이 쿵쿵 거리며 걷는 데 질렸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몇 건의 아파트 충간 소음과 관련된 기사가 떴다. 광주에서는 1년간 19차례라 위집 남자의 차량을 긁어 놓거나 파손한 조모(48)라는 사람이 경찰에 입건되었다. 조씨는 평소에도 늘 스트레스를 받다가 술을 먹는 날은 차를 긁어놓았다고 했다. 층간 소음 스트레스를 차량 파손을 푼 것이다.

 
대구에서도 위층에 사는 여자가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르고 감금까지 한 모씨가 (42)가 경찰에 입건 되었다. 또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문제가 된 얘기, 지방의 한 도시에서 층간 소음으로 싸움을 벌이다 위층 사람을 떠밀어 숨지게 한 일도 보도되었다. 죽음을 부른 사건은 지난해 있었던 일이다.

공동주택의 층간 소음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잠잘 시간에 아이들이 뛰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일은 보통이다. 아들만 시끄러운 게 아니다. 어른들은 쿵쿵거리며 걸어 다니고, 청소기로 거실을 청소하는 사람도 있다.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다. 어떤 경우는 거실 바닥을 쿵쿵 쳐가며 골프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화가 날 것이다. 화가 나지 않으면 차라리 바보 일 것이다.

층간 소음 분쟁은 대부분의 공동주택에서 벌어진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겪는 밤의 고통이라고 보면 된다. 잠을 좀 자려고 하면 위에서 뛰고, 물건을 떨어뜨리고, 쿵쿵거리면 열을 받는다. 성질이 급한 사람은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 ‘잠 좀 자자’고 소리를 치고, 참을성이 있는 사람을 관리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신고를 한다.

공동주택의 소음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번 보자. 환경부 자료를 인용해 뉴시스는 지난 2009년 소음·진동으로 제기된 민원이 모두 4만2400여 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하루에 100건 이상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이중 층간 소음 관련 조정 건수는 총 1922건이었다. 민원을 제기하지 않거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해결한 것, 아랫집 사람이 가슴에 품고 있는 울분까지 합하면 그 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럼 공동주택의 층간 소음이 왜 이렇게 문제가 될까? 크게 보면 두 가지 문제다. 하나는 층간 두께가 얇기 때문이다. 이는 구조상의 문제다. 층간 두께가 얇아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바닥재로 원목을 쓰는 것도 층간 소름을 키운다고 말한다. 두께를 두껍게 하면 소음이 준다는 것은 다 알지만 건축비가 올라가고, 건축비가 높아지면 분양이 어려워진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건자재 업체가 소음을 줄이는 바닥재를 개발하고, 건설업체가 소음을 줄이는 공법을 개발해 놓고 있거나 개발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건축비다. 원가를 올린다는 점이다. 건설업체로서는 어떻게든 비용을 덜 들이려하기 때문에 바닥을 두껍게 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건축업자와 주택 구입자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쳐 해결이 쉽지 않다.

층간 소음 분쟁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위층에 사는 사람이 양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설령 아파트 바닥의 두께가 얇아도 사는 사람이 조심하면 큰 문제는 없다. 부모는 늦은 시간에 아이들이 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어른도 아래층을 생각해 쿵쿵 거리며 걷지 않아야 한다. 걷는 태도를 고쳐야 한다. 이게 아래층에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공동주택 생활의 예의다.

유감스럽지만 이런 기본적인 의식이나 예의는 실종된 지 오래다. 어떤 경우는 애들만 뛰는 게 아니라 부모와 아이들이 같이 뛴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래층 사람의 고통은 생각도 않고 부모와 자녀가 뛰고 소란을 떠는 게 부모 자식 간의 정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하는 한심한 형편없는 인간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 공동주택의 층간 소음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층에 사는 아이들과 어른이 양심을 회복하는 길 밖에 없다. 양심을 회복한다는 말은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아래층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말한다. 솔직히 위집에서 뛰는 소리가 들린다고 당장 층간 두께를 두껍게 할 수도 없고, 바닥재를 새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공동주택 일수록, 서민주택 일수록 위층에 사는 사람은 아래층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공동주택에서 나왔다고 해서 왜 나왔는지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위집에서 애들 뛰지, 어른들 쿵쿵거리지, 화장실에 가면 옆집에서 물 내리고 오줌 누는 소리 다 들리지 밤은 작은 지옥이야.”

정우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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