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갑을관계가 아니다"...5주기 故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큰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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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갑을관계가 아니다"...5주기 故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의 큰 울림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7.23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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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대하는 고 최 회장 진정성의 뿌리는 '사람에 대한 신뢰'..."신뢰를 얻었다면 다 얻은 것과 같다"
故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광동제약 제공>

“노사관계는 결코 갑을의 관계가 아니다.”

광동제약 창업자인 고(故) 최수부 회장이 늘 하던 말이다. 고 최 회장은 오늘의 광동제약으로 성장하기까지에는 직원들의 노고가 있어 가능했다며 “직원들에 신세를 졌다”고 하기도 했다.

7월 24일은 고 최수부 회장 임종 5주기를 맞는 날이다. 그의 임종 주기를 맞아 ‘갑질’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임원에서 말단직원에 이르기까지 그가 직원을 대하는 진정성이 새삼 눈길을 끈다.

때는 1998년 4월이었다.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로 인한 국가부도사태에서 광동제약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부도를 맞은 것이다. 부도위기를 최 회장의 사재 등으로 억지로 넘겼으나 유동성 위기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광동제약 임직원들도 침몰 위기에 빠진 회사 살리기에 동참했다. 그해 상여금을 전액 반납하기로 한 것. 직원들은 상여금 반납 외에 자진해서 승진과 임금을 동결했으며, 연장 수당도 반납했다.

최 회장은 보유 주식 중 일부를 헐어 10만주를 직원들에게 무상양도하는 것으로 직원들의 노고에 화답했다. 유동성 위기를 넘기자 고 최수부 회장의 직원에 대한 화답은 이어졌다. 1998년 직원들이 반납했던 상여금 전액을 2년 뒤인 2000년 지급한 것이다. 외환위기로 인한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오히려 노사를 한 마음, 한 뜻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노사는 갑을관계가 아니다"라는 고 최 회장의 신념을 존폐(存廢)의 위기에서 직면한 회사를 살려내는 불씨가 되기도 했다. 

창업자로서 직원들을 을(乙)의 관계자로 보지 않는 것은 평소 ‘신뢰’를 중시하는 경영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회사를 경영하며 돈을 얻었다면 그건 조금 얻은 것이다. 명예를 얻었다면 많이 얻은 것이다. 신뢰를 얻었다면 모든 걸 다 얻은 것과 같다.”

금전만능시대, 갑질이 횡행하고 돈 앞에 신뢰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지금 그의 경영이념은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가 ‘최씨 고집’으로 탄생시킨 ‘광동 우황청심원’(1974년 출시)과 ‘광동 쌍화탕’(1975년 출시)은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으며, ‘비타500’은 국내 최초의 마시는 비타민C로서 고 최 회장의 마지막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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