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규제에 유니콘 기업 탄생 요원...공유경제도 대기업 위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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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규제에 유니콘 기업 탄생 요원...공유경제도 대기업 위주 '우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7.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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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니콘 기업 탄생은 요원, 대기업 유무형 자산 기반 플랫폼 시장 선점 나서

각종 규제가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공유경제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 선점도 결국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버, 에이비앤비, 위워크처럼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유니콘 기업의 탄생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유니콘 기업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기업을 말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기조가 지속되는데 반면, 대기업들은 이미 확보한 유무형 자산을 무기로 공유경제 플랫폼 선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직원의 70% 구조조정과 함께 대표가 사임한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의 사례와 SK그룹의 공유경제 생태계 구축 사례가 대비된다. 

SK에너지와 우정사업본부가 추진중인 공유 인프라 예시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3월부터 SK에너지는 물류회사 CJ대한통운과 자사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택배 집하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프로젝트 추진중이다. 6월에는 업계의 경쟁사인 GS칼텍스와 C2C(Customer to Customer, 개인간) 기반 택배 서비스, '홈픽'을 런칭한다고 밝혔다. 7월에는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인프라 공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대기업으로서 이미 확보한 유형 플랫폼을 앞세워 경쟁사 및 공공기관과 협력하며 공유경제 플랫폼을 선점해 나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힌 스타트업들은 성장이 요원하다. 

카풀 앱으로 주목받았던 풀러스는 최근 김태호 대표가 사임하고 직원의 70%를 감축했다. 지속되는 경영악화를 견디기 어렵고, 향후 개선될 전망도 어두웠기 때문이다. 카풀 서비스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수익을 드라이버에게 배분하는 방식의 풀러스 서비스는 택시업계의 반발과 서울시의 경찰 조사 의뢰에 결국 어려운 선택을 했다. 

풀러스가 특이한 사례도 아니다. 버스 공유 스타트업 '콜버스'는 규제를 뚫지 못하자 전세버스 예약 서비스 업체로 서비스를 변경했고, 카풀 3위 업체 티티카카는 서비스 시작 5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LG CNS의 자회사 에버온이 운영했던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 이지고도 지난 2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대차는 카풀 서비스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다가 최근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카풀 서비스 럭시 <럭시 제공>

승차공유 뿐만 아니라 바이오, 메디케어 등 의료 분야, 운행 기준이 엄격한 드론 분야, 외국인에게만 허용된 도심 공유 민박업에 발묶인 숙박공유 서비스 등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에서는 출발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스타트업의 관계자는 "규제로 서비스 출시가 늦으면 그만큼 신시장 개척과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며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해외 업체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거나, 규제가 풀린 후 대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로 스타트업 생존 기반 자체가 사라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카카오택시 등 새로운 플랫폼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료 서비스 출시 계획이 규제와 택시업계의 반발에 막혀 무산됐지만,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대기업 포털사업자인 카카오의 경우 정부와 협의가 가능하고, 서비스 출시가 무산되도 버틸 여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DAUM) 포털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는 최근 쏘카 대표로 일선에 복귀했다. 가장 성공한 1세대 스타트업 창업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정부에서 '혁신성장'이라고 말하는데 정작 대기업만 부르고 찾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스타트업 중심으로 혁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우버의 기업가치는 최근 무려 80조원으로 추산된다. 우버를 시작으로 전세계 차량공유 시장이 열렸고,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의 그랩 등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실 우버조차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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