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반등한 PC 시장, 아직 웃을 수 없는 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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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반등한 PC 시장, 아직 웃을 수 없는 이유 3가지
  • 유정현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07.1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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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게 대형 이슈 겹친 시장, 일시적 현상 가능성↑

최근 시장 조사 기관인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퍼레이션(IDC)’과 ‘가트너(Gatner)’는 지난 2분기의 전 세계 PC 선적량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로 6년 동안 PC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갔고, 2018년 2분기에나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6년의 긴 가뭄 뒤 찾아온 가랑비에도 여전히 PC 시장의 상황은 웃을 수가 없다.

2분기 추세 전환이 PC 시장의 성장으로 이뤄낸 결과가 아닌 “같은 시기에 PC 교체를 야기하는 요인들이 집중된 결과”라며 일시적인 상승일 뿐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2분기에 PC 교체 수요를 일으킨 요인 3가지를 살펴보자

 

1. 2017년 최고의 이슈 가상화폐

(출처: 빗썸)

작년 가격 폭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가상화폐는 최신 그래픽카드의 시세를 최대 2배 이상 올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 가치가 훌쩍 뛰어버린 가상화폐를 획득하기 위해 채굴 업자는 물론 개인들까지 채굴에 뛰어들며 ​그래픽카드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고, 채굴 수요로 인한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은 그래픽카드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미 DDR4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컴퓨터 교체에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고가 부품인 그래픽카드 가격마저 폭등하자 교체 주기가 가까워진 유저들은 “대피용 그래픽카드(최신 그래픽카드의 가격 거품이 빠질 때까지 임시로 사용할 이전 시리즈 중고 그래픽카드)로 바꿉니다”라며 관망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올 초 들어 급등했던 가상화폐가 폭락하며 채굴 수요는 줄어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신규 그래픽카드 출시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1000번대 그래픽카드 시세가 안정세를 찾았다. 2분기 들어 폭등 전 가격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만큼 가격이 안정돼, 교체 시기를 호시탐탐 노리던 유저들이 해당 시기에 교체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2. 일반적인 교체 주기

이번 PC 출하량 상승은 단순히 일반적인 교체 사이클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기업들의 경우 제조업체의 PC를 대여해 2년, 4년, 6년 등의 주기로 PC를 꾸준히 교체하고 있다.

또 약 7년 전 등장해 최근까지 활약하던 인텔의 걸작 CPU ‘샌디브릿지’가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고사양 게임의 등장으로 더 이상 현역으로 활동하는데 한계가 있어 교체 주기가 맞물렸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특히 경쟁자의 부재로 2세대 이후로 큰 폭의 성능 향상이 없던 인텔이 최근 ‘라이젠’, ‘피나클릿지’ 시리즈로 부활한 AMD에 위협을 느껴 비교적 빠르게 다코어 전략을 실행했다. 다코어 시대의 개막으로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는 큰 폭의 성능 향상은 노후화된 PC 교체 유혹을 야기했다.

 

3. CPU 결함

(출처: 위키피디아)

올 초 PC 시장에는 CPU 결함 논란에 몸서리쳤다. 논란의 주인공인 ‘스펙터’와 ‘멜트다운’은 CPU의 치명적인 보안 결함을 이용해 데이터를 낱낱이 훔쳐볼 수 있는 버그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CPU를 대상으로 발생하는 버그였기 때문에 업계는 물론 개인들에게 그 충격은 상당했다.

모두 결함을 지녔지만 인텔이 겪는 고통은 더 컸다. 완벽히 압도했다 생각한 CPU 시장에서 AMD가 부활하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자 인텔은 CPU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차세대 CPU ‘스카이레크’ 출시를 강행했다.

그 기간 동안 인텔의 임원은 자신의 주식을 처분하는데 정신없었고, 이러한 행보는 그동안 인텔이 쌓아온 신뢰를 깨부수는데 충분했다.

인텔은 지난 15년 말 ‘스카이레이크’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한차례 설계도까지 변경하는 대 작업까지 진행했으며,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안, 성능을 내세우며 자사 제품을 선전했기 때문에 이러한 보안 결함 충격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인텔 CPU는 보안 패치를 진행하면 서버 측면에서 최대 30%의 성능 하락이 발생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또다시 충격에 빠졌고, 이후 진행된 보안 패치 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 보안패치 후 명백한 성능 하락 나타나”라고 밝히자 기업들 사이에서는 보안과 성능, 그리고 깨진 신뢰 등의 이유로 떠오르는 강자 AMD로 서버를 교체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였다.

 

실제로 IDC에서 PC 시장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한 조사원은 “이번 2분기 선적량 상승은 비즈니스 제품 교체 중심으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PC 성장이 업계 분위기 반전이 아닌 시기상 겹친 대형 이슈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라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정현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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