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고령화 가속화...청년들 "전망 어두워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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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고령화 가속화...청년들 "전망 어두워 기피"
  • 이단비 기자
  • 승인 2018.04.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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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채널 늘고 신규 인력 줄어 고령화 지속될 전망
 

최근 보험업계는 IT기술 발달 등 비대면 채널이 확산되고 젊은 층의 신규 진입이 적어 보험설계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보험사들은 청년 층을 보험 설계사로 영입하려 힘쓰고 있지만 선호도가 낮고 일자리 전망이 어두워 보험 설계사들의 고령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과거 상품 판매 과정에서 설계사가 담당하던 기능을 온라인이나 인공지능 등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젊은 인력의 진입이 감소하면서 설계사들의 고령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9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설계사를 통한 상품판매 비중은 2001년 60.3%에서 2016년 16.3%로 크게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은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보험 설계를 할 수 있는 다이렉트 보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GA(독립법인대리점)채널의 신계약 건수가 가장 많지만, 비대면 채널에서의 상품 계약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방카슈랑스, 인터넷 다이렉트보험, 홈쇼핑 등 보험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설계사를 통한 대면모집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설계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설계사의 30세 미만 비중은 지난해 기준 5.7%로 20년 전과 비교하면 16%가 감소했다. 반면 50세 이상 설계사 비중은 30%포인트(p) 증가한 40.7%를 기록했다.

젊은 층의 신규 진입이 줄어든 것은 일자리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금융권 전반에 불어닥친 AI·핀테크·비대면거래 등 디지털혁신이 거듭되면서 인력수요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엔미래보고서는 은행원, 부동산 중개사와 더불어 보험설계사 등을 10년 안에 사라질 직업으로 꼽았다. 

취업준비생 안 모씨(28)는 “보험설계사는 기본적으로 친척이나 지인들한테 보험 상품을 팔아가며 시작한다고 들어서 꺼려진다”며 “다른 영업직에 비해 전문성이나 비전이 떨어진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 모씨(26)는 "보험설계사를 떠올리면 중년의 여성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며 "주변 또래중에 보험설계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한다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이 젊은 층이 직업 선택시 설계사를 기피하면서 보험사들의 생산성 저하, 조직의 역동성 상실 등이 불가피 하다는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설계사의 고연령화가 진행될수록 신계약에 대한 생산성이 낮아지고, 단순 상품판매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라며 “설계사들의 고령화 추세로 영업조직의 역동성이 상실되면서 손익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존 설계사 중심 영업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최근 국내 청년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양질의 젊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및 일자리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설계사 조직의 성별, 연령별 분포 <보험연구원 제공>

이단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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