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FTA 개정협상, 철강 관세 면제 얻고 자동차 일부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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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FTA 개정협상, 철강 관세 면제 얻고 자동차 일부 양보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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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은 관세 면제 대신 쿼터제, 자동차는 관세 연장과 환경기준 일부 완화

미국의 한국 철강에 대한 25%에 달하는 고율관세가 면제되는 대신 쿼터제가 설정됐고,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부과가 20년 간 연장된다. 미국 자동차는 국내 안전기준과 관계없이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업체별 연간 5만대까지 한국에 수출이 가능해 졌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외교부 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협상의 최대 관건은 미국의 철강 고율관세에서 한국을 면제국으로 지정할 것인지와, 미국산 자동차 관세율 및 농산물 시장 개방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철강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냈고,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의 의견이 일부 관철됐으며, 농산물 시장은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우선 한미 양국은 미국의 최대 관심분야인 자동차에서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철폐 기간 연장, 자동차 안전, 환경 기준의 유연성 확대에 합의했다. 기존에는 2021년까지 미국이 픽업트럭에 대한 25%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지만, 합의를 통해 2041년까지로 20년 연장했다. 

현재 미국 자동차가 자국의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 한국 안전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해 수입이 허용되던 물량이 연간 2만5000대 수준이었지만, 앞으로는 5만대까지 가능하다. 수입하는 차량에 장착되는 수리용 부품에 대해서도 미국 기준이 인정된다. 

한미 양국은 5년 단위로 설정하는 연비, 온실가스 기준에 대해 현행 기준을 유지하면서, 2021년부터 적용되는 기준 설정시 미국 기준 등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고 판매량이 연간 4500대 이하 업체에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소규모 제작사'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친환경 기술 적용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인정해 주는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 상한도 확대한다. 

철강 부문에서는 잠정유예됐던 25% 고율관세의 면제에 합의했다. 대신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평균 수출량의 70%(286만톤)에 해당하는 쿼터를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전년 대비 74% 수준이다. 

또 양국은 '불리한 가용정보(AFA)'와 특별한 시장상황(PMS) 등 미국이 우리 업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활용하는 반덤핑 조사기법 등에 대한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마련하는데 합의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양국이 반덤핑 상계관세 조사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진행하고 구체화하자는 내용을 구속력 이는 조항으로 합의한 게 의미가 있다"며 "조사 절차상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협정 문구에 대해서는 아직 실무자들이 협의중이어서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김 본부장은 미국이 한국 세탁기에 적용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에 대해서는 이번 협상과 별도로 WTO에 제소하는 등 다자 차원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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